노벨문학상 후보에 올랐던 고은 시인의 대표적 시집인 ‘만인보’가 음악시극으로 재탄생돼 그의 고향 무대에 올려진다.
전북오페라단은 29~30일 이틀 간 전북 군산시민문화회관에서 창작 시적 오페라 만인보를 처음으로 무대에 올린다. 내년 9월에는 서울과 평양에서도 공연할 예정이다.
전북 군산에서 태어난 고은 시인의 대표적인 연작 시집 만인보는 시로 쓴 인물사전이다. 1986년부터 1~3권이 간행돼 지금까지 20권이 나왔고 앞으로 10권이 더 발간될 예정이다.
이 시적 오페라는 만인보 1~2권에 나오는 일제강점기를 그렸다. ‘오! 내사랑, 우리의 땅’을 제목으로, 시인의 가족이 일제 때 겪은 시대적 아픔과 빼앗긴 나라의 소중함 등을 음악시극으로 만든 역사공연물이다.
전북오페라단은 2011년까지 7년 동안 만인보를 소재로 10년씩 시대를 구분한 현대사를 민중의 시각으로 풀어낼 계획이다. 이 작품은 한국 정가, 서양 성악, 판소리, 합창, 판토마임에다 서양악기 및 한국악기 혼합 오케스트라로 구성한 음악 총체극이다. 모두 4부로 이뤄져 110여명이 100분 간 공연한다.
총감독을 맡은 조시민 단장은 “감각주의를 탈피한 언어의 진정성 구현과 인간성 회복이 만인보 정신”이라며 “내년 평양 공연에서도 관객들의 공감대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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