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문화계에는 웃을 일도 많았고, 화내고 슬퍼할 일도 많았다. 영화 <기생충>과 방탄소년단은 우리 대중문화의 위상을 세계에 알렸고, 펭수와 송가인·유산슬은 우리에게 큰 기쁨을 줬다. 반면 구하라·설리의 죽음은 우리를 눈물짓게 했으며, 버닝썬·프로듀스 사태는 우리를 분노하게 만들었다. 올 한 해 문화계 주요 이슈를 15개의 열쇳말로 정리해봤다.
칸의 영광 #기생충
한국영화 탄생 100돌을 축하하는 선물 같은 일이 벌어졌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것이다. 블랙코미디의 외피 안에 자본주의 사회의 양극화와 계급 갈등에 대한 문제의식을 녹여낸 영화는 대중의 큰 공감을 샀다. 국내에서 누적 관객 수 천만을 돌파했고, 미국에서도 흥행과 호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기생충>은 미국 비평가협회상을 휩쓸고 있어, 내년 초 골든글로브·아카데미시상식에서 수상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골든글로브에선 감독상·각본상·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오른 상태다. 아카데미에선 국제영화상·주제가상 예비후보에 올랐으며, 새달 중순 주요 부문 후보가 발표되면 작품상·감독상·각본상 후보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기생충>이 써 내려갈 한국영화의 새 역사는 아직 끝나지 않은 셈이다. 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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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계의 축복 #벌새
독립영화계에서도 축복 같은 작품이 나타났다. 김보라 감독의 장편 데뷔작 <벌새>다. 1990년대를 배경으로 여중생을 주인공으로 한 자전적 이야기를 통해 한국사회의 부조리와 병폐를 투영했다. <벌새>는 평단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으며, 저예산 독립영화로선 이례적으로 14만명 넘는 관객을 모았다. 또 27일 기준 국내외 유수 영화제 44관왕이라는 대기록도 세웠다. <벌새>를 포함해 여성 서사 영화의 약진과 여성 감독의 활약도 돋보였다. 김도영 감독의 <82년생 김지영>, 윤가은 감독의 <우리집>, 이옥섭 감독의 <메기>, 김한결 감독의 <가장 보통의 연애>, 엄유나 감독의 <말모이>, 이종언 감독의 <생일> 등이 평단과 대중의 호평을 얻었다. 서정민 기자
이런 적은 처음 #천만 영화 5편
사상 최초로 1년에 천만 영화가 5편이나 나왔다. <극한직업>이 1626만여명으로 2019년 흥행 1위에 올랐고, 이어 <어벤져스: 엔드게임>(1393만여명), <겨울왕국 2>(1307만여명·26일 기준), <알라딘>(1255만여명), <기생충>(1008만여명) 순이었다. 한국 영화 두 편은 씨제이엔터테인먼트, 외화 세 편은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가 배급을 맡았기에 올해 국내 영화 시장은 씨제이와 디즈니가 휩쓸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 영화 중 상당수는 스크린 독과점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또 하나 특이한 점은 한국영화 중 <엑시트>(942만여명) 외에 500만∼800만명의 ‘중박’ 영화가 한 편도 없었다는 점이다. 스크린 독과점을 바탕으로 크게 터지거나 아니면 ‘쪽박’을 차는 흥행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진 한해였다. 서정민 기자
성추행·마약 스캔들 #버닝썬
발단은 지난해 11월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에서 손님 김아무개씨가 클럽 직원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사건이었다. 김씨는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은 오히려 김씨를 체포했다. 이 사실이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뒤늦게 알려지면서 공분이 일었고, 클럽 내 성추행·마약 의혹까지 잇따랐다. 논란은 버닝썬 사내이사로 등재된 빅뱅의 승리를 비롯한 연예계로 번졌다. 승리가 성매매 알선 등 혐의로 수사를 받았지만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까지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았으나 이 또한 무혐의로 결론 났다. 승리는 연예계를 은퇴했으며, 양현석은 대표 프로듀서에서 물러났다. 둘은 현재 상습 도박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이와 별도로 승리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른바 ‘정준영 단톡방’ 사건이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정준영이 여성들을 불법 촬영한 영상을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을 통해 연예인 등 주변 친구들과 돌려 본 것이다. 정준영과 에프티아일랜드 최종훈이 만취한 여성을 집단 성폭행한 혐의도 드러나 1심에서 각각 징역 6년형과 5년형을 선고받았다. 단톡방 멤버로 밝혀진 로이킴·에디킴·용준형(하이라이트)·이종현(씨엔블루)도 자숙의 시간을 갖고 있다. 서정민 기자
잊지 않을게 #설리·구하라
올해 문화계에는 안타까운 소식도 많았다. 그룹 에프엑스 출신 설리와 그룹 카라 출신 구하라가 한 달 사이에 잇따라 생을 마감했다. 설리와 구하라는 10대에 데뷔해 가수와 배우의 경계를 넘나들며 활발하게 활동했으며, 여성 아이돌의 전형성을 거부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냈다. 설리는 여성 인권에 대한 소신 발언을 이어갔고, 구하라 역시 불법촬영 피해와 이에 따른 2차 가해에 고통당하면서도 끊임없이 세상에 맞섰다. 두 사람은 생전 여러 차례 악성 댓글과 집단적 조리돌림, 그에 따른 우울증 등을 호소했다. 두 사람의 죽음은 악성 댓글에 관한 사회적 논의를 점화하는 계기가 됐다. 포털사이트 다음은 연예 기사 댓글을 폐지했으며, 내년 2월까지 실시간 이슈 검색어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신지민 기자
godjimin@hani.co.kr
눈치 챙겨! #펭수
사람이 탈을 쓰고 연기하는 캐릭터가 방송계와 연예계를 뒤집어놨다. <교육방송>(EBS)에서 <자이언트 펭티브이(TV)>를 진행하는 펭수는 많은 부분에서 캐릭터의 역사를 새로 썼다. 대중이 집단 체면에 걸린 듯 탈 속의 배우가 누구인지 알려하지 않는다. 펭수 그 자체를 하나의 인격체로 인정해준 놀라운 경험이다. 펭수는 <아는 형님>(제이티비시)에도 출연하고, <문화방송(MBC) 연예대상>에도 나가는 등 방송사도 ‘통합’했다. 배우는 탈만 쓰고 말은 성우가 더빙했던 것과 달리, 연기도 대사도 직접 한다. 초등생을 타깃으로 만들었는데 어른들이 더 좋아한다. 눈치 보지 말고, 남들처럼 하려고 하지 말고, 나답게 최선을 다해 살면 된다는 삶의 방향이 지친 현대인들을 위로한다. 남지은 기자
뉴트로 열풍 #온라인 탑골공원
복고(Retro)를 새롭게(New) 즐기는 ‘뉴트로’(Newtro) 열풍은 올해 가요계에도 이어졌다. 특히 옛날 음악방송을 다시 볼 수 있는 방송사의 유튜브 채널이 ‘온라인 탑골공원’으로 불리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90년대 가요를 알지 못했던 젊은층은 지금은 보기 힘든 당대 가수들의 무대를 보며 현재 활동하는 가수들과 비교하는 즐거움을 누렸다. <슈가맨 3>(JTBC)는 태사자와 양준일, 이소은, 애즈원 등 90년대를 풍미한 추억의 가수들을 소환해 재조명하며 뉴트로 열풍을 이어 갔다. 특히 ‘탑골 지디’로 불렸던 양준일이 출연해 30년 만의 근황을 전했다. 그의 활동 복귀를 염원하는 팬들의 바람에 힘입어 양준일은 31일 첫 팬 미팅을 연다. 신지민 기자
송가인·유산슬 #트로트 열풍
2019년 한 해는 말 그대로 ‘트로트 열풍’이었다. 이 열풍은 가요계뿐만 아니라 예능계까지 확산했다. 경연 프로그램 <미스 트롯>(TV 조선)의 송가인·홍자 등이 불을 지폈고, 국민 엠씨 유재석이 <놀면 뭐하니-뽕포유'>(MBC)를 통해 트로트 가수 유산슬로 데뷔해 꽃을 피웠다. 유재석은 타 방송사까지 누비며 열풍을 이끌었고, 유산슬 1집 굿바이 콘서트에는 800여명의 팬이 몰렸다. 이밖에 김영철·노지훈 등도 트로트에 도전했고, 각종 트로트 관련 프로그램도 제작 중이다. 트로트 열풍 뒤에는 이디엠(EDM) 등 다양한 장르를 접목하고, 경연이란 장치를 도입하는 등 젊은층에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한 부단한 노력이 있었다. 신지민 기자
짜고 친 고스톱 #프로듀스 조작
사리사욕 채우려는 어른들의 이기심에 아이들의 꿈이 짓밟힌 역대급 사건이다. “100% 시청자들이 뽑는 우리들의 스타”라고 강조하더니 알고 보니 제작진과 일부 기획사가 짜고 치는 고스톱이었다. <엠넷>(m.net)의 경연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시리즈는 2016년 시즌1을 시작으로 지난 5월까지 총 4편이 제작됐고, 4팀이 선발됐다. 매 시즌 ‘꼼수’가 있었고, 일부 시즌은 멤버 전원이 ‘제작진 픽’이었다. 공정 사회를 향한 젊은 세대의 갈망이 투영된 분노라는 점에서 사회 문제로까지 확장됐다. 차별과 거짓이 난무하는 사회에서 노력하는 연습생에게 ‘우리’가 직접 기회를 줄 수 있다는 믿음은 각자가 처한 상황과 오버랩되며 왠지 모를 희망을 줬다. 결국 시청자도, 참가자도 모두 어른들의 속임수에 놀아났다. 모든 거짓이 드러난 뒤에도 어른들의 입장이 앞서면서 사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남지은 기자
전 세계가 사랑한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은 올해 ‘빌보드 뮤직 어워즈’ 2관왕,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3관왕을 달성하며 한국 대중 음악사에 또다시 한 획을 그었다. 미국 3대 음악 시상식 중 2개에서 본상을 받았다는 것은 벽이 높은 미국 주류 음악계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핵심부에 안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앞서 방탄소년단이 4월 발표한 ‘맵 오브 더 솔: 페르소나’(Map of the Soul: Persona) 앨범은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 1위는 물론 한국 가수 최초로 영국 오피셜차트의 앨범 차트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또 지난해부터 이어진 월드투어에서도 206만명의 관객을 끌어모았다. 한국 가수로선 처음으로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었고, 보수적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외국 가수 최초로 스타디움 공연을 하는 등 케이팝의 세계화를 상징하는 장면도 여럿 남겼다. 신지민 기자
132억짜리 우주의 주인공 #김환기
132억원! 추상회화 거장 김환기(1913~1974)가 1971년 그린 푸른 점화 대작 <우주(Universe 5-IV-71 #200)>가 11월23일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국내 미술품 경매 사상 최초로 낙찰가 100억원대를 돌파했다.
구매 수수료까지 포함하면 153억5천만원의 거래가를 기록하며 한국 미술사를 새롭게 썼다. 서구 소장자에 낙찰될 때까지 한국인과 서구 응찰자 사이에 10여분 넘게 긴박감 넘치는 경쟁이 벌어진 장면도 극적이었다. 국내 미술인들은 단일 작품 낙찰가 100억원대 돌파로 세계 시장에서 한국 미술 위상이 재평가될 것이란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최근 수 년간 국내 경매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해온 김환기 작품이 고액 낙찰가 순위 1~10위권 작품들 가운데 무려 9개를 휩쓰는 등 비정상적인 쏠림 현상이 심화하는 데 대한 우려도 나온다. 노형석 기자
모든 예술가들이 지켜낸 #펑화의 소녀상
70여년 전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간 여성들의 수난사를 표상한 김운성·김서경 부부 작가의 조각상 ‘평화의 소녀’는 올여름 국제 미술계의 뜨거운 이슈였다. 지난 8월1일 개막한 일본 국제미술제 아이치 트리엔날레 특별전에 출품됐으나. 극우 세력의 테러·협박 공세에 주최 측인 아이치 현이 개막 3일 만에 일방적으로 특별전 전시장을 닫아 걸었다. 전시에 참여한 전 세계 예술가들은 어깨를 걸고 맞섰다. 본 전시에 출품했던 임민욱·박찬경 작가가 항의 표시로 작품 공간을 스스로 폐쇄했다. 다국적 참여 예술가 72명은 규탄 연대 성명을 냈다. 항의가 빗발치자 아이치 현은 전시 중단 65일만인 10월8일 결국 전시장을 다시 열었다. 한일 관계가 수렁에 빠진 가운데 불거진 이번 사태는 표현의 자유를 가로막는 압박에 맞서 전 세계 예술가들이 연대한 끝에 승리한 선례로 기록됐다. 노형석 기자
예산·구설 빨아들인 #가야사
‘가야’는 블랙홀처럼 돈과 구설을 빨아들였다. 1500년전 신라군의 말발굽 아래 스러진 고대 가야 소국의 역사적 자취와 유물을 영호남 곳곳의 산골과 소도시 고분, 성터 따위에서 찾는 발굴조사와 지자체·박물관의 홍보·전시 이벤트가 어느 때보다도 활발했다. 지난 2017년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된 ‘가야사 복원 조사·연구’ 사업이 올해 본격화하면서 예산 등 국가지원이 집중된 데 따른 현상이었다. 영남권은 함안의 말이산 고분과 아라가야 왕성 추정 터, 김해 봉황동 유적, 창녕 교동 미도굴 63호분, 고령 지산동 고분에서, 호남권은 남원·장수 등지의 고분에서 사슴 모양 뿔잔과 배 모양 용기 등 다양한 형상의 상형 토기들과 금속공예품, 성의 판축 유적 등이 쏟아져 나왔다. 출토품은 풍성했지만, 역사 왜곡에 가까운 무리한 해석과 속도전으로 학계의 지탄을 받는 경우도 속출했다. 지난 3월 고령 지산동 석곽묘에서 출토된, 거북등과 동물문양 등이 그려진 흙방울을 지자체가 가야건국 신화의 일부인 <구지가>를 형상화한 유물이라고 발표해 논란을 빚은 것이 단적인 사례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논란 많은 이 흙방울을 연말 개막한 가야 특별전에 구지가 자막을 곁들여 대표 유물로 내놓았다가 학계와 언론의 질타를 받고 교체하는 등 권위에 손상을 입기도 했다. 노형석 기자
‘금녀의 벽’ 부순 #클래식계 여풍
올해 클래식 음악계에선 여성 지휘자의 약진이 돋보였다. 지난 5일 샌프란시스코 오페라단 음악감독으로 김은선 지휘자가 지명됐다는 소식에 한국은 물론 미국서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오페라 지휘대는 악단만이 아닌 성악가까지 이끌어야 하기에 합창단과 오케스트라보다 ‘금녀의 벽’이 높았다. 미국 <뉴욕타임스>가 “미국의 메이저 오페라단에서 처음으로 음악감독직을 맡은 여성”이라며 “그녀가 역사를 만들었다”다고 표현한 데는 조금의 과장도 없었다. ‘첼로 신동'에서 벗어나 지휘자로 발돋움한 장한나도 지난달 자신이 이끄는 노르웨이 트론헤임 오케스트라와 처음으로 고국 땅을 밟았다. 왜 한국 출신 여성 지휘자들이 국외에서 더 잘 나가는 걸까. 과거 한 악단에서 ‘지휘자는 남자여야 한다’는 단원의 반대로 상임지휘자 취임이 무산됐었다는 김경희 전주시향 상임지휘자의 경험담에 답이 있다. 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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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드라마 약진 #열혈사제와 동백꽃
지상파가 드라마 흐름을 이끈 한 해였다. <열혈사제>(에스비에스 2~4월)로 시작해 <동백꽃 필 무렵>(한국방송2, 9~11월)으로 처음과 끝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열혈사제>는 사제가 사회 부조리를 파헤치고, <동백꽃…>은 옹산이라는 동네의 소소한 일상에 연쇄살인 사건이 엮여 든다. 소재는 다르지만 시청자에게 통쾌함을 주고(<열혈사제>), 따뜻한 위로를 전하며(<동백꽃 필 무렵>) 행복한 에너지를 불어넣어 준 점은 같다. 복합장르의 재미도 확실히 느끼게 했다. 주연뿐 아니라 모든 배역이 주인공처럼 빛났다. <열혈사제>의 음문석·고준, <동백꽃…>의 김미화·김선영 등 수많은 배우가 관심을 받았다. 가장 ‘빛난 이’는 강하늘이다. <동백꽃…>에서 한 여자를 지켜주는 ‘황용식’을 연기하며 배우가 캐릭터를 제대로 소화하는 게 어떤 것인지를 보여줬다. 강하늘은 26일 연극 <환상동화> 쇼케이스에서 “<동백꽃…>은 좋은 선배들과 작업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경이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남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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