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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볼만한 문화재 책들…고려 금속활자와 비화가야의 진실은?

등록 2020-02-11 14:38수정 2020-02-11 23:38

<남명천화상송증도가, 세계 최초 금속활자본의 탄생> 표지
<남명천화상송증도가, 세계 최초 금속활자본의 탄생> 표지
현재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은 1377년 청주 흥덕사에서 간행한 고려말 불교서적 <직지심체요절>(프랑스 파리 국립도서관 소장)로 공인되어 있다. 재불학자 박병선 박사가 1972년 프랑스국립도서관에서 찾은 성과지만, 국내 학자들이 다 동의하는 건 아니다. 일본 궁내청 소장 조선의궤 환수 작업 실무를 맡았던 고문서학자 박상국씨는 <직지심체요절>보다 138년 이른 금속활자본이 남아있다고 수년전부터 주장해왔다. 1239년 무신 권력자 최이가 금속활자본을 본떠 목판을 새긴 뒤 찍은 불교서적으로 학계에 알려진 경남 양산 공인박물관 소장 <남명천화상송증도가>(이하 <증도가>)가 바로 그 책이다. 박씨가 최근 자신의 학설을 정리해 <남명천화상송증도가, 세계 최초 금속활자본의 탄생>(김영사, 336쪽, 2만7천원)을 펴냈다 .지은이는 <증도가>에 들어간 최이의 지문 가운데 `어시모공 중조주자본'(於是募工 重彫鑄字本)이란 문구를 주목한다. 기존 학계는 금속활자본을 목판에 다시 새겨 찍었다는 의미로 풀이했으나, 박씨는 `공인을 모집해 주자(금속활자)로 재간행한다'는 뜻으로 해석하면서 공인박물관 소장 <증도가>는 최이가 조계산 수선사(현 송광사)에서 발명한 금속활자로 찍은 책이란 주장을 편다. 공인박물관 소장본을 삼성출판박물관 소장 목판본 <증도가>와 비교해보니 획이 탈락하거나, 쇠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가 활자에 달라붙어 생기는 너더리가 보이는 등 글자 형태가 목판본과 크게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는 분석 내용도 근거로 제시했다.

<비화가야> 표지
<비화가야> 표지
지난해 11월 경남 창녕에서 도굴되지 않은 1600년전 가야계 석실 무덤이 발굴되어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세간의 관심은 묻힌 부장품들 외에도 무덤 주인이 창녕에서 4~5세기 번성한 옛 비화가야의 권력자로 추정된다는 점에 쏠렸다. 가야는 연맹체 형성을 주도했다는 금관가야, 대가야, 아라가야 등의 나라들이 유명하지만, 창녕권에 있었다고 전해지는 ‘비화가야’는 역사적 실체가 모호하다. 5세기초반 신라의 영역에 들어갔다는 학계의 통설 외엔 주목할 만한 사료가 별로 없는 탓이다. 가야사 전문가로 꼽히는 박천수 경북대 교수가 지난해 연말 가야 각국사 총서의 첫째 권으로 출간한 <비화가야>(진인진, 239쪽, 1만8000원)는 창녕 지역 가야소국의 실마리를 짚어주는 책이다. 지난 세기부터 최근까지 창녕 일대에서 나온 토기와 농기구 등의 출토품과 무덤 따위 유적들의 발굴 양상과 유형들을 총체적으로 분석한 저자는 통설과 달리 비화가야가 5세기 중반까지 존속하다 5세기 말 신라에 복속됐다는 결론을 낸다. 5세기 중반까지 금관가야(김해), 소가야(사천) 권역 일대에 이른바 ‘창녕양식’으로 불리는 비화가야 특유의 토기양식이 널리 유행했다는 사실이 고고학적인 발굴 사례로 확인된다는 점을 결정적인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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