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시내 항남동에 있는 근대건축유산인 옛 통영목재 건물.
통영 시내에 있는 시인 김상옥의 생가. 통영역사문화공간과 별개로 문화재청의 개별 등록문화재 목록에 올랐다.
조선시대부터 예향이자 미항으로 유명했던 경남 통영의 도심 근대거리와 예술인들의 흔적 서린 옛집들이 나라의 공식 문화재가 됐다.
문화재청은 통영 근대역사문화공간과 경북 김천 나화랑 생가, 광주 옛 무등산 관광호텔을 근대 등록문화재 목록에 올렸다고 9일 발표했다.
등록문화재가 된 통영 근대역사문화공간은 시내 중앙동, 항남동 일대 4378평 (1만4473㎡) 영역에 19세기말부터 20세기 초중반까지 조성된 근대 거리와 상가, 주택 등의 건축문화유산들로 이뤄져 있다. 조선시대 통영성 밖 거리의 흔적들이 남아 있고, 대한제국 시대부터 지속적으로 바다를 메워 만들어진 매립지와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이후까지 번화하였던 옛 시가지의 근대 도시 경관, 건축 유산들이 상당부분 보존돼 보존과 활용가치가 크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화재청은 통영 근대역사문화공간과는 별개로 시내 중앙동의 근대주택·근대상가주택 4곳과 항남동의 근대상가와 옛 석정여인숙, 옛 대흥여관, 옛 통영목재, 시인 김상옥의 생가도 개별문화재로 각각 등록했다고 덧붙였다.
등록문화재 목록에 올라간 통영 근대역사문화공간 주요 유산들의 위치도.
거리, 마을 등 근대역사유산이 집중된 권역 전체를 보존대상으로 고시하는 면(面)·선(線) 단위의 등록문화재 제도는 2018년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군산 내항 역사문화공간, 경북 영주 근대역사문화거리를 등록하며 처음 시행됐다. 지난해엔 ’영덕 영해장터거리 근대역사문화공간‘과 ’익산 솜리 근대역사문화공간’이 등록문화재로 고시된 바 있다.
같이 등록문화재 목록에 오른 김천 나화랑 생가는 <열아홉 순정><무너진 사랑탑> 등 대중가요 작곡가로 유명했던 나화랑(본명 조광환)이 태어나 자란 곳이다. 옛 무등산 관광호텔은 정부가 1960~70년대 관광사업을 키우기 위해 나라 안 주요 명승지에 세운 관광호텔들 가운데 유일하게 남아있는 건축물로 5·18 광주항쟁 당시 현지 민주 인사들의 임시 피난처로 쓰였다. 문화재청은 이날 근대 문화유산 4건의 문화재 등록도 예고했다. 경북 김천시 김천 고등학교 경내 본관과 옛 과학관, 경기도 수원시 수원역 급수탑, 일제강점기 간행된 불교 잡지 <불교>다.
글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사진 문화재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