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부터 다시 열리는 국립중앙박물관 세계문화관 이집트실 전시장. 미라와 문자판, 석상 등이 나와 있다.
나라 안의 큰 박물관, 미술관이 다시 열린다.
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2월25일부터 두달 넘게 닫혔던 국공립 문화예술 전시기관들이 6일부터 일제히 관객을 맞는다. 정부가 ‘생활 속 거리두기’로 방역 대응 체제를 완화한 데 발맞춘 조처다. 전국 24개 국립 전시관이 6일 재개관하는 것을 시작으로 서울, 부산, 경기 등 지자체 산하 미술관, 박물관도 이날을 기점으로 전시장을 공개한다. 단, 국공립 전시장은 당분간 온라인과 전화를 통한 사전 예약제로 운영한다. 시간당 70~180명 정도의 개별 관람만 가능하고, 손 소독과 마스크 쓰기, 관객 간 거리두기 등의 안전 수칙은 필수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미라를 내놓은 세계문화관 이집트실 등의 상설전시관을 열되 시간당 300명 정원으로 한정해 온라인 예약을 받는다. 이집트실은 유물인 ‘사자의 서’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영상물 등을 새로 갖춰 차림이 풍성해졌다. 또 6~10일엔 휴관 전까지 진행했던 기획전 ‘핀란드 디자인 10000년’을 연장전시해 무료 관람할 수 있다.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경북 영천 은해사 괘불을 내건 불교회화실의 주제 전시와 서화실에 차린 ‘시대를 짊어진 재상: 백사 이항복 종가 기증전’도 6일부터 선보인다. 박물관의 인기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였던 큐레이터의 현장 해설은 하지 않는다. 어린이 박물관의 경우 1시간30분 간격으로 70명씩만 입장할 수 있다. 외국인 관람객과 노약자는 전시장에서 즉석 발권도 가능하다.
국립현대미술관은 휴관 기간 온라인 개막을 했던 대형 기획전 2가지를 선보인다. 한국 근현대 미술사 맥락에서 서예의 전개과정을 처음 정리한 덕수궁관의 ‘미술관에 서(書)’전과 자연을 재해석한 국내외 작가들의 작업 70여점을 보여주는 서울관의 ‘수평의 축’전이다. 과천관은 1970~90년대 한국 영상예술의 전개과정을 보여주는 ‘한국 비디오아트 7090’전, 청주관은 개방형 수장고의 상설 작품전과 코디 최 작가전을 각각 공개한다. 4일부터 누리집을 통해 시간대별로 사전 예약해야 하며 관람은 무료다.
6일부터 선보이는 부산박물관의 ‘가야본성’전에 새로 출품된, 부산 동래구 복천동 11호 고분 출토 원통형 그릇받침.
서울시립미술관은 지난달 온라인에서 먼저 선보인 소장품+소장작가 기획전 형식의 ‘모두의 소장품’전을 서소문 본관에서 선보인다. 북서울미술관은 지난 연말부터 열리다가 중단된 아르헨티나 작가 레안드로 에를리치의 대형 설치작품전을 재개하고, 남현동 남서울미술관은 전통·현대 건축의 부재들을 조명한 ‘모두의 건축소장품’전(6월14일까지)을 펼친다. 부산시립미술관은 ‘설악산 화가’로 유명한 원로 작가 김종학씨의 대형 회고전을, 부산박물관은 지난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먼저 선보인 특별전 ‘가야본성’을 6일부터 공개한다. 이번 전시에는 부산 동래구 복천동 11호 고분에서 출토된 ‘도기 거북 장식 원통형 그릇받침’ 등 현지 출토 유물을 추가한다. 내부 공사 중인 광주시립미술관은 19일부터 ‘놀이가 미술이 될 때’ 등 5개 전시를 재개한다. 가장 큰 피해를 본 대구 지역의 대구미술관은 재개관 일정을 아직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글·사진 노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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