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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코로나 ‘안방콕 백신’…새 드라마 쏟아집니다

등록 2020-08-31 18:22수정 2020-09-01 11:33

[초가을 문턱 줄잇는 신작]

“이 동네 사람들 다 죽었잖아.”

영화 <식스 센스>의 “죽은 사람이 보여요” 같은 반전의 대사를 남기고 그 남자(이기찬)는 소멸했다. 8월29일 시작한 <오시엔>(OCN) 드라마 <미씽: 그들이 있었다>(토일 밤 10시30분)는 1회 마지막에 등장한 이 대사 한줄로 요약할 수 있다.

사기꾼 김욱(고수)이 우연히 머문 마을이 알고 보니 죽은 사람의 영혼이 모여 사는 곳이었다. 여기서 끝났다면 익숙한 판타지물에 그쳤겠지만, <미씽>은 사회적 화두를 접목하는 데까지 나아갔다. 모여 사는 영혼이 바로 ‘실종된 망자들’이라는 것이다. 민연홍 연출은 오시엔을 통해 “실종돼 찾지 못하는 수많은 사람, 그들을 애타게 찾아 헤매고 기다리는 (가족들의) 간절함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마을의 유일한 ‘산 자’인 장판석(허준호)이 실종자들이 묻힌 곳을 발견하고, 주검이 발견되면 영혼은 소멸해 하늘로 떠난다. 김욱이 마을에서 뛰노는 아이들을 보며 “시체도 못 찾은 아이들이 저렇게 많다는 게 놀랍다”고 말하는 장면은 드라마로만 그칠 일은 아니다. 우리나라 연간 실종자 수는 약 10만명에 이른다. 드라마는 우리가 그들을 잊어서도 안 되고, 찾는 것을 멈춰서도 안 된다고 말한다.

‘물리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하면서 모두가 일상을 잃어버린 시대에도 절대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지금 이 순간을 견뎌야 평온했던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럴 땐 방안에서 편히 즐길 드라마 한 편이 위로가 될 수도 있겠다. 가을의 초입, 쏟아지는 새 드라마와 함께 지루하고 불편한 일상을 극복해보자.

지난 28일 시작한 <앨리스>(에스비에스 금토 밤 10시)는 시간여행이 가능하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고민하며 보면 좋다. 시간여행을 소재로 삼은 작품은 많지만 그 부작용을 들여다본다는 점에서 새롭다.

2050년 시간여행이 가능해지면서 사람들은 정거장인 앨리스를 통해 자유롭게 과거를 오간다. 시간여행의 비극적 종말이 적혀 있는 예언를 찾기 위해 과거로 온 과학자 윤태이(김희선)는 임신 사실을 알게 된다. 방사능 가득한 웜홀을 다시 지날 수 없어 과거에 머물며 아이를 낳고 살게 되면서 사건이 벌어진다. 태어난 박진겸(주원)은 과거를 살아가는 미래의 아이인 셈이다. 구태의연한 점도 있지만 ‘시간여행이 가능하면 무엇을 할까’ 막연했던 생각을 구체화해준다. 김희선은 “관전 포인트는 시간여행이다. 우리가 상상했던 미래도 볼 수 있고 과거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9월 중 시작하는 판타지 로맨스 <18 어게인>(제이티비시 월화 밤 9시30분)은 이혼 직전, 가장 빛났던 18년 전 시절로 돌아간 남편(윤상현)과 아내(김하늘)의 이야기를 그린다. 피아니스트 구라라(고아라)와 선우준(이재욱)이 티격태격하는 로맨틱 코미디 <도도솔솔라라솔>(한국방송2 수목 밤 9시30분, 9월 중 시작)도 코로나로 시든 일상에 흐뭇한 설렘을 안기겠다는 각오로 찾아온다.

청춘의 꿈과 희망을 기록한 작품은 흐릿해진 그 시절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8월31일 시작한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에스비에스 월화 밤 10시), 9월7일 시작하는 <청춘기록>(티브이엔 월화 밤 9시), <경우의 수>(제이티비시 금토 밤 11시, 9월 중 시작)가 그렇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박은빈, 김민재, 김성철 등이 출연하는 클래식 음악학도 이야기고, <청춘기록>은 현실의 벽에 절망하지 않고 꿈과 사랑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청춘의 성장 기록이다. 모델 사혜준(박보검)과 원해효(변우석)는 배우라는 꿈을 위해 치열하게 살고, 안정하(박소담)는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꿈꾼다. 제작진은 “꿈꾸는 것조차 사치가 돼버린 이 시대의 청춘, 저마다의 방식으로 꿈을 향해 직진하는 이들의 뜨거운 기록이 설렘과 공감을 선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우의 수>는 10년에 걸쳐 서로를 짝사랑하는 경우연(신예은)과 이수(옹성우)를 중심으로 한 청춘 로맨스다.

우울할 땐 무작정 웃기는 드라마도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 넷플릭스 드라마 <인간수업>의 주역 박주현이 출연해 관심을 끄는 <좀비탐정>(한국방송2 월화 밤 9시30분, 9월 중 시작)은 좀비가 탐정이 돼 자신의 과거를 찾는 코믹 휴먼드라마다. 좀비 김무영(최진혁)이 인간 세계와 공생하기 위해 노력하는 설정이 눈에 띈다. 박주현은 탐정 조수인 공선지로 나온다. 서현, 고경표, 김효진이 출연하는, 사기꾼들이 모여 대기업과 사기 대결을 펼치는 드라마 <사생활>(제이티비시 수목 밤 9시30분, 9월 중 시작)도 설정이 주는 통쾌함이 매력이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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