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의 이승조 회고전 ‘도열하는 기둥’ 전시장에서 감상중인 아르엠의 뒷모습. BTS 트위터에서 발췌한 사진이다.
근현대 미술품 수집과 전시감상에 심취한 것으로 알려진 인기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리더 아르엠(RM:본명 김남준·26)이 국립현대미술관에 1억원을 후원금으로 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아르엠이 최근 그의 생일(9월12일)을 맞아 ‘아름다운 미술책’ 읽기 문화가 젊은이와 청소년에게도 확산하길 바란다는 뜻을 전하면서 국립현대미술관문화재단을 통해 1억원을 기부했다”고 14일 밝혔다.
미술관 쪽은 아르엠의 후원금으로 한국 근현대 미술사 주요 작가들인 김환기, 이중섭, 변월룡, 유영국, 박래현, 윤형근, 이승조 작가의 도록 7종과 근작 전시 도록 <내가 사랑한 미술관: 근대의 걸작>, <미술관에 書(서): 한국 근현대 서예전> 중 각 1권을 묶은 8권짜리 미술책 세트 500개(총 4000권)를 제작할 계획이다. 미술책 세트들 가운데 400개는 도심에서 떨어진 전국 공공도서관과 산간·섬 지역의 초·중·고교 도서관에 기증된다. 나머지 100개는 국립현대미술관 4개관 책방에 비치해 낱권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미술관 쪽은 “10월 중 제작과 배포가 모두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아르엠은 문화판에 소문난 미술 애호가다. 수년 전부터 국내외 각지의 미술관과 화랑, 미술품장터(아트 페어) 등을 찾아다니면서 현장에서 감상하는 자신의 사진을 온라인에 공개하는 등 관심을 표출해왔다. 생일인 지난 12일에는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를 방문해 미디어아트 디자인 그룹 에이스트릭트의 동영상 설치작품 <별이 빛나는 해변>(Starry Beach)을 보는 사진을 에스엔에스에 올렸다. 올해 1~2월에는 그를 비롯한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후원 아래 다국적 작가들의 글로벌 현대미술 전시인 ‘커넥트, 비티에스’가 런던, 서울 등 세계 5개 도시에서 열린 바 있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미술관에 잘 안 가는 청소년들이 책을 통해 쉽게 미술을 접하면 좋겠다는 아르엠의 뜻을 접하며 기쁘고 놀랐다.
바쁜 일정에도 종종 미술관을 찾아와 대중의 인식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그의 후원이 미술책 읽는 문화를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