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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차에서 서커스 즐기고…온라인에선 한판 굿이 눈앞에

등록 2020-09-27 17:40수정 2020-09-27 19:45

서울 마포 문화비축기지
다음달 11일까지 ‘서커스마을’
저글링, 퍼포먼스 등 74회 공연

대한민국 전통연희축제
돈화문 나들이도 영상으로
서울시향 공연 실황도 온라인 첫선
서울문화재단 제공
서울문화재단 제공

무대 위 남자가 저글링을 한다. 처음엔 공이 4개더니 이내 5개가 된다. 불붙은 곤봉이 다리 사이를 오가기도 한다. 지난 18일 서울 마포구 성산동 문화비축기지에서 선보인 마린보이의 <나홀로 서커스> 무대다.

문화비축기지가 한 달간 서커스 마을이 된다. 9월18일부터 10월11일까지 매주 금·토·일 하루 3~4번 다채로운 서커스가 펼쳐진다. 공중에 매달린 남녀가 피아노 연주에 맞춰 곡예를 하고(피오네로 서커스팀 <서커스는 클래식을 타고>), 두 개의 사다리에 와이어를 고정해 아슬아슬한 묘기를 선보이는가 하면(64줄(J)팀 <슈뢰딩, 거의 고양이>), 15m 상공에서 화려한 불꽃 쇼와 로프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한다(프로젝트 날다, 예술불꽃 화랑팀 <스카이 밴드>). 약 30개 팀이 2팀씩 나눠 총 74회 공연에 나선다.

서울문화재단이 2018년부터 매년 개최해오고 있는 ‘서울 서커스 축제’인데,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장소를 야외로 옮기고, 요즘 공연계에서 활용하는 ‘드라이브 인’ 방식을 도입했다. 차를 타고 들어가 차 안에서 서커스를 감상하면 된다. 시야 확보를 위해 공연마다 30대(한차당 최대 3인 기준)로 한정했다. 자차가 없는 관객을 위한 렌터카 관람석도 있다.

서울문화재단 제공
서울문화재단 제공

서울문화재단 쪽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첫 주말 공연에서 가족 단위 관람객이 많았다”며 “코로나 시대에 모두가 안전하고 쾌적하게 즐길 수 있는 공연을 관객에게 선보이고 싶었다”고 말했다.

예술인들에게도 가슴 벅찬 시간이 되고 있다. ‘거리 공연’을 주로 했던 마임·저글링 예술인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설 자리가 사라졌다. 이번 축제에 참여하는 이들 중에는 8개월 만에 무대에 선 팀도 있다. 서울문화재단 쪽은 “첫 주에 무대에 선 팀들은 이렇게 관객 앞에서 공연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며 감격스러워하더라”고 전했다. 거리 공연을 주로 했던 한 예술인은 “무조건 취소가 답은 아니다. 차에서 즐기는 서커스처럼 이런 기회를 지속해서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모든 공연은 사전 예약제로 진행된다. 서울문화재단 누리집과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 페이스북에서 확인할 수 있다.(문의 02-3437-0095)

서울문화재단 제공
서울문화재단 제공

‘드라이브 인 서커스’ 외에도 거리두기가 강화된 추석 연휴, 온라인으로 아쉬움을 달랠 기회는 꽤 많다. 명절 하면 자동 완성어로 따라오는 전통 연희도 올해는 온라인에서 한판 굿을 벌인다. 매년 2만여명이 찾던 대규모 축제였던 ‘대한민국 전통연희축제’도 올해엔 10월1~4일 네이버티브이와 유튜브에서 공연 마당을 펼친다. 국가무형문화재 제82호 동해안별신굿 보존회의 <치유의 연희 ‘기원’>(10월1일 저녁 8시)을 시작으로 입과손스튜디오의 <완창판소리프로젝트>, 창무회의 <춤―그 신명> 등 흥을 돋울 16개 팀의 공연을 차례로 송출한다. 영상에서도 현장의 생동감을 생생히 전하겠다는 각오다.(문의 02-580-3274)

서울돈화문국악당도 <돈화문 나들이>를 9월25일부터 11월27일까지 매주 금요일 2시에 서울돈화문국악당 유튜브와 네이버티브이에서 연다. 돈화문로를 투어하고 공연 관람까지 하는 이색 콘서트를 온라인으로 옮겨오면서 아티스트가 국악 일화와 자신의 음악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으로 변경했다. 소리꾼 이희문이 돈화문로에 남아 있는 경기민요 명인들의 자택과 전수소 터, 우리소리박물관 등을 안내하여 경기민요 이야기도 들려주는 식이다.(문의 02-3210-7001)

클래식 선율도 온라인을 타고 연휴를 풍요롭게 만든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정기공연 실황 4편을 28일 오후 6시에 유튜브와 네이버티브이에서 공개한다. 지난 6월18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오스모 벤스케의 말러와 시벨리우스’, 7월3일 공연한 ‘마르쿠스 슈텐츠의 베토벤 교향곡 운명’, 7월9일 공연한 ‘마르쿠스 슈텐츠의 베토벤 교향곡 전원’, 7월12일 있었던 ‘실내악 시리즈 Ⅲ’다. 서울시향이 오스모 벤스케 음악감독, 마르쿠스 슈텐츠 수석 객원지휘자 등이 출연한 정기공연 실황 영상 전체를 온라인으로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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