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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올 추석 극장가, 소소하지만 골라보는 재미가 있다

등록 2020-09-29 04:59수정 2020-09-29 08:12

코로나 탓 밀리고 밀린 국내 신작
제작비 쏟아부은 대작은 없지만
가족·액션·미스터리·코믹 장르 다양
개성 넘치는 감성 앞세워 개봉 채비

‘그린랜드’ ‘테넷’ 등 흥행 기대감 속
보이콧 겪는 디즈니 ‘뮬란’은 고전
영화 <담보> 스틸컷. 씨제이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담보> 스틸컷. 씨제이엔터테인먼트 제공

극장가에는 1년에 네 차례의 성수기가 있다. 여름·겨울방학 대목과 설·한가위 연휴다. 주요 투자·배급사는 이 시기에 맞춰 대작들을 쏟아낸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설 연휴를 제외하면 내내 비상 상황이었다. 이번 한가위도 예외는 아니다. 정부는 28일부터 새달 11일까지 2주간을 ‘추석 특별방역기간’으로 정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준하는 핵심 방역 조처를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영화관이 좌석 띄어 앉기 등 철저한 방역 조처를 하는 가운데, 대작보다는 그동안 개봉을 미뤄온 중급 이하 영화와 작지만 개성 강한 영화들이 관객맞이 채비를 하고 있다.

한가위 연휴에는 전통적으로 사극이나 가족 영화가 강세였다. 제작비가 많이 드는 사극은 이번에 볼 수 없지만, 관객을 웃기고 울릴 가족 영화는 있다. <국제시장> <히말라야> <그것만이 내 세상> 등 휴먼 드라마에 강점을 보여온 제이케이(JK)필름이 제작한 <담보>(29일 개봉)다. 사채업자 두석(성동일)과 종배(김희원)가 떼인 돈을 받으러 갔다가 얼떨결에 9살 승이(박소이)를 담보로 맡아 키우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진짜 가족보다 더 절절한 정을 느끼게 한다. 이달 초 개봉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준3단계 시행으로 개봉을 연기한 바 있다. 투자·배급사 씨제이엔터테인먼트는 애초 여름 기대작이었던 윤제균 감독의 <영웅>을 겨울 시즌으로 넘기면서 공석이 된 자리에 같은 제작사의 <담보>를 넣었다. 얼결에 부모 노릇을 하게 된 영화 주인공처럼, 코로나19 사태로 어수선한 상황에 중책을 맡게 된 셈이다.

영화 &lt;국제수사&gt; 스틸컷. 쇼박스 제공
영화 <국제수사> 스틸컷. 쇼박스 제공

더 큰 우여곡절을 겪은 영화도 있다. 쇼박스가 투자·배급한 <국제수사>(29일 개봉)다. 곽도원·김대명·김희원 주연의 코믹 액션 영화로, 난생처음 떠난 외국 여행에서 글로벌 범죄에 휘말린 촌구석 형사(곽도원)의 활약상을 담았다. 개봉일이 지난 3월에서 지난달로 연기됐다가, 또다시 한가위로 밀렸다. 곽도원은 지난달 영화 홍보를 위해 예능 프로 <나 혼자 산다>(MBC)에도 출연했지만, 개봉 사흘 전 전격 연기됐다. 이번에 어렵사리 관객을 만나게 됐지만, 만듦새가 다소 헐겁다는 평가가 있다.

<담보>의 우세가 점쳐지는 가운데 다크호스로 떠오른 영화는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29일 개봉)이다. 새신부 소희(이정현)가 친구 세라(서영희)·양선(이미도), 탐정 장 소장(양동근)과 함께 수상한 비밀을 지닌 남편 만길(김성오)에게 맞서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렸다. 공포와 비(B)급 코미디를 절묘하게 섞은 <시실리 2㎞>의 신정원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이번엔 에스에프(SF)·스릴러·코미디를 특유의 비급 감성으로 버무렸다. 이야기 흐름이 어이없을 정도로 황당한데도 피식피식 웃으며 몰입하게 한다. 대중적 코드는 아니지만 취향 맞는 소수의 열광적 지지를 얻을 듯하다.

영화 &lt;죽지않는 인간들의 밤&gt; 스틸컷. 더콘텐츠온 제공
영화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 스틸컷. 더콘텐츠온 제공

지난주 개봉한 한국 영화 <디바>와 <검객>도 상영관을 지키며 관객을 맞는다. 신민아 주연의 <디바>는 다이빙을 소재로 한 미스터리 스릴러로, 여성들 간의 우정·경쟁·질투 등 심리 묘사가 탁월하다. 다만 중반 이후 지나치게 급하고 산만한 흐름이 약점이다. 장혁 주연의 무협 영화 <검객>은 다소 빤한 인물과 구성이 아쉽지만, 실감 나는 액션 하나만큼은 뚜렷한 강점이다.

외화 중에선 제라드 버틀러 주연의 재난 영화 <그린랜드>(29일 개봉)가 눈길을 끈다. 초대형 혜성이 지구와 충돌하기까지 48시간 남은 상황에서 유일한 희망인 그린란드의 지하 벙커로 향하는 가족의 사투를 담았다. 개봉한 지 한 달이 지나도록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며 168만 관객을 모은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테넷>도 막판 뒷심을 발휘할지 관심을 모은다. 반면 보이콧 등 여러 논란 속에 지난 17일 개봉해 열흘 동안 22만 관객을 모은 데 그친 디즈니 영화 <뮬란>은 뒷전으로 밀려날 것으로 보인다.

영화 &lt;그린랜드&gt; 스틸컷. 조이앤시네마 제공
영화 <그린랜드> 스틸컷. 조이앤시네마 제공

한편, 씨지브이는 <담보> <국제수사>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 <그린랜드> <오! 문희> 등 한가위 상영작 5편을 대상으로 ‘1만원짜리 2인 관람 쿠폰’을 영화당 5천세트씩 선착순 판매하는 이벤트를 한다. 공식 애플리케이션과 누리집에서 판매 중이며, 10월4일까지 쓸 수 있다. 28일 현재 <국제수사>를 뺀 나머지 4편은 판매분이 남아 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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