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시각장애인 교육을 개척한 선각자 박두성(1888∼1963)이 1926년 11월4일 개발해 알린 국내 최초의 한글 점자 ‘훈맹정음’의 원고와 당시 제작·보급에 관련된 기록, 기기들이 나라의 공식문화재가 된다.
문화재청은 시각장애인의 권리보장을 위해 1980년부터 제정된 ‘흰 지팡이의 날’을 맞아 ‘훈맹정음’의 사용법 원고, 제작 일지, 제판기, 점자 인쇄기, 점자 타자기, 점자표, 해설 원고 등 15건 62점의 관련 유물을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고 15일 발표했다.
‘훈맹정음’은 6점식 한글 점자로, 세로 3개, 가로 2개로 구성된 점을 조합해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표현하도록 했다. ‘한글 점자' 육필 원고본, 한글 점자의 유래 초고본에 당시 만든 점자표와 함께 한글 점자의 유래와 작성 원리 등이 적혀 있어 구조와 체계를 알 수 있다. 문화재청은 “근대기 시각장애인의 교육사를 파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당시 시각장애인들이 한글을 익히게 되는 역사적 과정을 보여줘 문화재적 가치가 크다”고 밝혔다. 점자 관련 유물들은 30일간의 예고 기간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등록 여부가 확정된다.
아울러 문화재청은 이날 ‘이긍연 을미의병 일기’와 ‘대한제국 애국가’, ‘동해 북평성당’, ‘참장 예복’등 대한제국 군복 9벌을 근대문화재로 등록했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사진 문화재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