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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베트남과 한국, 얽히고설킨 역사의 매듭

등록 2020-11-06 04:59수정 2020-11-06 10:02

그대의 강
전진우 지음/ 길·2만3000원

중국, 프랑스, 미국, 일본으로부터 지배당한 역사를 지닌 베트남과 일본의 통치를 받았던 한국. 한국의 서해에서 베트남의 동해로 이어지는 동중국해를 사이에 둔 두 나라는 묘하게 닮았다. 식민지 해방 뒤 좌우 대립으로 남북 분단과 전쟁을 겪었고, 혁명과 전쟁 시기에 겪은 고통은 세대를 지나서도 깊이 뿌리내렸다.

동학농민군을 다룬 장편소설 <동백>(2014)을 통해 역사를 기록하고 되새기는 문학을 보여준 전진우 작가는 신작 <그대의 강>에서 닮은 부분이 많은 두 나라 이야기를 새끼줄 엮듯 꼬아 고통의 역사를 보여준다. 총 22장으로 구성된 소설은 짝수 장에선 한국, 홀수 장에선 베트남의 이야기가 교차해 펼쳐진다.

1946년 프랑스군이 하노이를 재침공했을 때 전쟁에서 막내아들 꽝을 잃은 지주 옹오딘민은 외세도 혁명정부도 미덥지 못하다. ‘애국지주’라는 평판은 어느 땐 ‘득’이고 어느 땐 ‘독’이었다. 프랑스 치하에서 교사였고, 미국의 비호를 받을 땐 미군 통역장교로 시대에 맞춰 산 큰 아들 람, 베트남전쟁에 파견 온 한국 군인을 사랑했다 버림받는 람의 딸 투이의 이야기가 덤덤하게 그려진다.

다른 한 축에선 소작농 아들이자 우편국 직원인 박용민이 친일 순사 출신 경찰에게 복수하려다 빨치산이 되는 이야기가 전개된다. 지주의 아들이지만 용민과 형제 같은 사이인 박명도는 한국전쟁에서 팔을 잃은 채 전역해 용민이 지키지 못한 아내와 아들 동수를 품지만 진정한 가족은 되지 못한다.

각기 흘러가던 두 나라 이야기는 마침내 월남에 파병 가는 용민의 아들 동수의 이야기에서 수렴된다. 피해자이자 가해자가 되어 얽히고설킨 두 나라. 역사의 매듭은 어떻게 풀어야 할까.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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