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중성리 신라비. 2009년 포항시 흥해읍 중성리 도로공사장에서 발견된 이 비석은 5~6세기 고신라의 사회 문화상을 알려주는 현전 최고의 금석문 사료다.
현재 전하는 고신라 비석들 가운데 가장 오래된 ‘포항 중성리 신라비'(국보)가 2009년 발견 이래 처음으로 상설전시장에서 관객과 만나게 된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와 국립경주박물관은 다음달 8일부터 포항 중성리 신라비 실물을 박물관 신라역사관 3실에서 상설 전시한다고 이날 밝혔다.
중성리 신라비는 5~6세기 고신라의 정치·사회·문화상을 알려주는 희귀한 금석문 사료다. 2009년 5월 포항시 흥해읍 중성리 도로 공사장에서 발견됐다. 학계와 연구소의 판독결과 비석 표면에는 신라 관등제의 성립 과정과 고신라 국가체제 주축이었던 6부의 얼개, 중앙 정부와 지방과의 관계 등을 보여주는 203개의 한자가 새겨진 것으로 확인됐다. 비석을 만든 시기는 501년으로 추정된다. 지증왕 4년(503년)에 세운 포항 냉수리 신라비(국보), 법흥왕 11년(524년)에 건립한 울진 봉평리 신라비(국보)보다 앞서는 국내 최고의 신라비로 공인받았다. 역사와 학술 가치를 인정해 지난 2015년 국보로 지정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중성리 비는 발견 직후 8일간 특별공개됐고, 그 뒤 단기간 특별전시로 선보인 것 외엔 복제품으로만 전시됐다”면서 “일반인들이 중성리 비의 역사적 의미와 실상에 대해 가까이 다가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소는 지난 10년간 ‘포항 중성리 신라비 발견기념 학술발표회’, ‘6세기 금석문과 신라 사회’, ‘신라 왕경과 포항 중성리 신라비’ 등의 학술대회를 열었고, 도록과 자료집도 펴낸 바 있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사진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