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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우리들의 응삼이’ ‘원조 얼짱’ 박윤배 배우 떠나다

등록 2020-12-20 19:30수정 2020-12-21 02:38

국민 드라마 ‘전원일기’ 22년 출연
<전원일기>에 출연한 배우 박윤배. 프로그램 갈무리
<전원일기>에 출연한 배우 박윤배. 프로그램 갈무리

우리들의 응삼이’ 배우 박윤배가 20일 오전 영결식을 마치고 영면에 들었다. 향년 73.

고인은 지난해 폐섬유증 판정을 받고 상태가 나빠져 올 6월 입원했고, 지난 18일 서울 연세대세브란스병원에서 가족이 지켜보는 앞에서 눈을 감았다. 폐섬유증은 폐가 점점 딱딱해지고 기능이 떨어져 호흡곤란으로 사망에 이르는 질환이다. 1남 1녀를 둔 그는 자녀들에게 당부의 말 등을 남겼다고 한다.

박윤배는 22년간 응삼으로 살았다. 응삼은 1980년 10월21일부터 2002년 12월29일까지 방영한 <전원일기>(문화방송)에서 농촌 총각의 애환을 대변한 인물로, 전국의 수많은 ‘응삼’들의 공감을 사며 인기를 얻었다. 그는 2007년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농촌 총각들이 ‘형, 우리보다 먼저 장가가면 안 된다. 형만 믿고 열심히 농사짓겠다’며 많이 사랑해줬다”고 말했다. 짙은 쌍꺼풀에 2:8 가르마, 구릿빛 피부도 그의 상징이 됐다.

배우 박윤배.
배우 박윤배.

그는 중앙대에서 연극영화학을 전공했고, 1969년 연극배우로 활동을 시작했다. 1973년 <문화방송> 공채 탤런트 6기로 데뷔했다. 여러 작품을 거쳐 <수사반장>에서 주로 범인 배역을 맡다가 <전원일기>에 합류했다. <토지>(2004) <연개소문>(2005) 등의 드라마와, <여로>(1986) <울고 싶어라>(1989) <아라한 장풍 대작전>(2004)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2006) 같은 영화에도 출연했다.

하지만 뭘 해도 응삼의 인기를 뛰어넘을 수 없었다. 그는 “22년간 직장처럼 다닌 <전원일기> 종영 이후 연기를 관둬야 하나 고민했다”고 2010년 한 티브이 프로그램에 출연해 털어놨다.

하지만 응삼은 그에게 또 다른 전성기를 가져다 줬다. 26살 때 촬영한 흑백 사진이 2003년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며 예능프로그램 섭외 1순위로 떠올랐다. ‘원조 얼짱’ ‘양촌리 꽃미남’ ‘응사마’ 등 각종 별명이 붙으며 젊은 세대들이 열광했다. 팬클럽까지 생겼다. 그가 클래식 마니아라는 등 응삼을 넘어 ‘배우 박윤배’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그의 사망 소식에 젊은 누리꾼들이 개인 블로그에 안타까운 마음을 기록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케이블 채널에서 <전원일기>를 보고 있는데, 사망 소식이 떠서 너무 놀랐다”고 썼다.

“여러 별명 중에서 응삼으로 불리는 게 가장 좋았다”던 고인은 이제 우리 곁에 영원한 응삼으로 남아 있을 것 같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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