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문화일반

미드로 영어공부? ‘리슨 뚜우 미’ 남미·프랑스 배우 영어발음 듣다보면 ‘귀가 뻥’

등록 2021-01-09 04:59수정 2021-01-09 10:36

[드라마 덕후들의 OTT 충천소] 김영철의 미드로 영어공부 ② 잘 들리는 미드

<한겨레> 자료 사진.
<한겨레> 자료 사진.

여러분은 왜 미국드라마(미드)를 보는가? 재미로? 유행 따라? 한국의 많은 시청자는 ‘영어공부’를 위해 미드를 본다고 말한다. 그래서 준비했다. 이른바 ‘덕후들의 오티티 충전소 번외편’. 영어공부를 ‘성실한 소’처럼 하는 걸로 유명한 방송인 김영철이 2021년 새해를 맞아 <한겨레> 독자를 위해 ‘미드로 하는 영어공부 방법’을 전수한다. 총 3회에 걸쳐 ①미드 영어공부 첫걸음 ②영어가 잘 들리는 미드 추천 ③미드 자막 활용 공부법을 주제로 연재한다.

여러분, 너무 놀랐잖아요. 제 글이 재미있는 겁니까? 새해가 되니 여러분의 학구열이 불타는 겁니까? 지난주 처음 나간 제 칼럼을 너무 많은 분이 읽었다는 거 아닙니까. <한겨레> 많이 본 기사 상위권에 딱! 잠시나마 <섹스 앤 더 시티> 캐리가 된 기분이었어요. ‘이게 머선 일이고!’

<섹스 앤 더 시티>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제가 정말 좋아하는 이 드라마 때문에 알게 된 또 다른 작품이 있어요. <에밀리 파리에 가다>. 코로나 탓에 영어 학원도 못 가던 지난해 10월, 갑자기 지인들 에스엔에스에서 자주 눈에 띄더라고요. 저를 확 끌어당긴 건 <섹스 앤 더 시티> 제작사가 만들었다는 설명이었어요. 얼마나 재미있게 잘 만들었겠어요. 어디 한번 봐볼까~. 시놉시스 찾아보니 배경이 파리네. 미국 시카고 마케팅 회사에 다니는 에밀리가 파리에 출장을 가서 겪는 이야기. 25분 남짓의 10부작으로 구성된 짧은 드라마. 2018년 파리에 갔던 생각이 나더라고요. 코로나로 여행도 못 가는데, 에펠탑, 센강, 바게트…. ‘그래 파리나 실컷 보자’ 하는 마음으로 봤죠. 미드가 좋은 게 또 그거잖아요. ‘방구석 세계여행’이 가능하다는 것.

&lt;에밀리, 파리에 가다&gt;. 넷플릭스 누리집 갈무리
<에밀리, 파리에 가다>. 넷플릭스 누리집 갈무리

그런데 ‘진짜 머선 일이고!’ 극 중 프랑스인들의 영어 발음이 귀에 쏙쏙 들어오는 거 아니겠어요. 리스닝(듣기)에 딱 맞는 미드 발견! 사실 네이티브 스피커가 아닌 분들이 영어를 하면 이상하게 잘 들려요. 그래서 많은 학생이 이렇게 착각하죠. “다 들리는데 말을 못할 뿐”이라고. 하하하. 근데 이 작품은 더 잘 들리는 거지.

처음 미드로 영어공부 할 때는 <프렌즈> 같은 시트콤이 좋다고들 하는데, 좀 더 파고들면 거기에도 숨은 팁이 있어요. 네이티브 스피커가 아닌 캐릭터에 집중해서 듣는 것. 그리고 어르신들을 사랑하는 것. 응? 작품 몇개 추천해볼게요.

<모던 패밀리>. 2009년 시작해 2020년 시즌11이 끝났죠. 저처럼 미드로 공부할 때 선택하는 첫 작품이죠. 관전 포인트는 남미 출신 배우 소피아 베르가라. 캐릭터가 굉장히 웃겨서 재미있어요. ‘글로리아 프리쳇’을 연기하는데 국내 팬들이 붙여준 별명이 있어요. ‘똑뚜미(Talk to me) 여사’. 항상 아들한테나 남편한테 궁금한 게 있을 때 “내게 말해달라”면서 남미 특유의 톤으로 “리슨 마이 싸안 쁘리즈 똑뚜우미~”라고 말하기 때문이죠. 발음이 강하고 독특해 간혹 자막에 의존해야 할 때도 있지만 아주 잘 들려요. 처음엔 많이 들으며 다양한 영어 발음에 적응해야 하는데, 그런 훈련에 맞춤인 작품이죠.

&lt;모던 패밀리&gt;. 프로그램 누리집 갈무리
<모던 패밀리>. 프로그램 누리집 갈무리

그리고 할머니·할아버지가 나오는 시트콤도 리스닝 공부에 좋아요. 대표적인 게 <그레이스 앤 프랭키>. 2015년 시작해 시즌6이 지난해 1월 끝났어요. 아주 미국적인 이야기예요. 이름처럼 우아하고 고상한 그레이스와 코미디언보다 더 특이하고 재미난 프랭키. 이 둘의 남편이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되는… 아아 여기까지! 하여튼 그 뒤로 재미있는 일이 벌어지는 가족 시트콤이에요.

내용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추천하는 이유는 두 주인공의 발음 때문이죠. 나이가 들면 젊었을 때와 비교해 말하는 속도가 좀 느려지기 마련이에요. 정확하고 또렷하고 그리 빠르지 않은 두 여주인공의 영어 발음이 귀에 잘 들어와요. 아마 양희은 선배가 영어로 말하면 이런 톤과 발음 아닐까 싶어요. 실제로 어학연수를 가면 할머니·할아버지와 대화하며 귀가 뚫렸다고 말하는 친구가 많아요. 그레이스가 프랭키한테 “만약 너 본 거 있음 다 말해”를 영어로 이렇게 해요. “씨이 써엄띵 쎄에이 써엄띵!”(See something say something) 흐트러지지 않고 아주 똑똑히! 처음에 <그레이스 앤 프랭키>를 보면서 너무 잘 들려서 살 좀 보태어 내가 네이티브인 줄 알았다니까요. 하하하.

&lt;그레이스 앤 프랭키&gt;. 넷플릭스 누리집 갈무리
<그레이스 앤 프랭키>. 넷플릭스 누리집 갈무리

최근 2주 자가격리를 하며 오티티(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로 드라마를 정말 많이 봤어요. 예전에는 <엔비시>(NBC) <에이비시>(ABC) 등의 작품을 유료로 다운받고, 미국에서 시디(CD)를 사 오곤 했어요. <프렌즈>도 시디를 사서 공부했죠. 라떼는 말이야~ 그렇게 힘들게 시디 사고, 유에스비(USB)에 담아 친구들과 주고받으며 공부하곤 했답니다. ‘영철, 지금 무슨 얘기 하는 거야’ 하는 생각이 드시죠? 언제든 편리하게 다양한 미드를 볼 수 있는 시대니 더 열심히 공부하자는 얘기예요.

보통 발음이 정확하고 전달력이 좋은 뉴스가 리스닝에 도움이 된다고 <시엔엔>(CNN) 등을 추천하잖아요. 하지만 초보 단계에서는 그 나라에 대한 기초 지식이 없다면 오히려 답답해서 싫증 나기 딱 좋아요. 뉴스를 듣고 싶다면 재미있는 연예정보나 <아리랑티브이>처럼 국내 소식을 영어로 전하는 뉴스를 보는 게 나아요. 아는 단어가 들리면 자신감이 생기니까요. 조금이라도 들려야 들을 맛이 나요. 지난번에도 말했지만 어디까지나 이 글은 참고용일 뿐.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는 게 중요해요. 영어는 하루아침에 늘지 않아요. 꾸준함이 방법입니다. 반복해서 듣다 보면 귀가 뚫려요. 자 모두 다 같이 힘을 내요 슈퍼파월~.

코미디언·SBS <철파엠> 진행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