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통 건축유산을 세밀하게 묘사한 펜화로 알려진 김영택 작가가 13일 오후 지병인 대장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76.
고인은 1945년 인천에서 태어나 홍익대 미대를 졸업한 뒤 1970~90년대 광고 디자이너로 일했다. 1993년 국제상표센터가 주는 ‘디자인 앰배서더' 칭호를 받으며 실력자로 인정받았으나, 90년대 중반 유럽여행 중 만난 펜화 작업에 심취해 독학으로 전문 작가가 됐다. 이후 전국 곳곳의 절집과 궁궐 전각 등을 답사·사생하면서 펜 끝을 갈아 그린 섬세한 필치로 통도사, 해인사, 숭례문, 광화문, 영남루 같은 유명 건축유산의 펜화를 그려 전시해왔다. 소실되기 전인 1910년대 숭례문이나 통일신라시대 경주 황룡사 9층 목탑 등 사라진 옛 건축물의 모습 등을 되살린 작업을 선보이기도 했다. 고인의 20여년 작업 여정을 마무리하는 유작 개인전이 20일부터 새달 15일까지 서울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유족으로 부인 이종란씨와 아들 한열(하나사인몰 대표)·준범(필코리아 근무)씨, 딸 문선씨, 사위 이순재(아산시청 공무원)씨 등이 있다. 빈소는 인천 청기와장례식장이며 발인은 15일 오후 1시 예정이다. (032)571-1324.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