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작 발레 <라 바야데르>의 한 장면. 국립발레단 제공
다음달 <라 바야데르> 무대에 오를 예정이던 마린스키 발레단 수석무용수 김기민과 볼쇼이 발레단 수석무용수 올가 스미르노바의 내한이 결국 무산됐다.
국립발레단은 31일 보도자료를 내어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계속되고, 해외에서 입국하는 두 무용수의 자가격리 또한 불가피하게 돼 연습 기간 등 공연진행에 차질이 생겨 캐스팅 취소 결정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9일 국립발레단은 오는 4월23~28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하는 대작 발레 <라 바야데르>에 김기민과 올가 스미르노바를 각각 남녀주인공인 ‘솔로르’와 ‘니키아’ 역으로 초청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국립발레단은 두 무용수의 내한 취소에 따라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신승원·허서명(4월29일)과 김리회·박종석(5월1일)이 한 차례씩 더 무대에 오른다고 안내했다. 또한 “캐스팅 변경 회차에 한해 취소 수수료 없이 전액 환불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기민의 이번 내한 취소는 문화체육관광부가 “2주간의 자가격리 적용을 면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 데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전막 발레의 특성상 무용수가 2주 자가격리를 끝내고 무대에 오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공연계의 설명이다. 해외 활동 무용수의 경우, 2주 자가격리를 포함한 일정을 맞추는 것이 어려울 뿐 아니라, 그 기간 동안 무용수의 몸이 굳고 다른 출연자들과의 호흡을 맞추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018년 11월 <돈키호테> 공연 이후 약 2년 반 만에 국내 무대에 오르는 김기민의 모습을 기대했던 팬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기민은 2011년 마린스키 발레단 최초의 동양인 발레리노로 입단한 뒤, 두 달 만에 주역으로 발탁됐으며, 2015년 수석무용수로 승급했다. 2016년 무용계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 최고 남성 무용수상을 받는 등 해외에서 활약하는 대표적인 한국 무용수로 꼽힌다.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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