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비틀쥬스>에서 비틀쥬스 역을 맡은 배우 유준상과 정성화. 씨제이이엔엠 제공
‘98억년 묵은 유령과 이에 맞선 10대의 이야기를 담은 판타지 영화’를 뮤지컬로 보면 어떨까?
팀 버턴 감독 영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비틀쥬스>가 6월1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유령이 된 부부가 자신들의 집에 낯선 가족이 이사 오자 이들을 쫓아내려고 98억년 묵은 유령 ‘비틀쥬스’의 도움을 구하면서 벌어지는 독특한 이야기다. 비틀쥬스는 이사 온 가족의 딸인 10대 리디아와 결혼하려는 음모를 꾸미고, 유령을 볼 수 있는 리디아는 재치를 발휘해 사태를 해결한다.
2019년 4월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뮤지컬 <비틀쥬스> 속 비틀쥬스(왼쪽)와 리디아. 매슈 머피 제공
1988년 나온 영화 <비틀쥬스>에선 마이클 키턴이 비틀쥬스를, 위노나 라이더가 유령에 맞서는 리디아를 연기했다. 뮤지컬은 2019년 4월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첫선을 보였다. 우리나라에선 씨제이이엔엠(CJ ENM)과 세종문화회관 공동 주최로 첫선을 보인다.
공연에 앞서 24일 열린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씨제이이엔엠의 예주열 피디는 “코로나로 즐거운 것을 찾기 힘든 시기에 <비틀쥬스>를 보면서 즐거움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맷 디카를로 감독은 “팀 버턴 영화를 원작으로 하지만, 뮤지컬은 주인공 리디아의 여정에 좀 더 중점을 두고 있다”며 “활기차고 흥미진진한 코미디 뮤지컬이지만, 스토리를 들여다보면 삶과 가족, 슬픔, 내면의 욕망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비틀쥬스 역은 유준상과 정성화가 맡았다. 리디아 역에는 홍나현과 장민제가 오디션을 거쳐 캐스팅됐다. 유준상은 “비틀쥬스 역이 진짜 힘든 만큼 엄청난 각오로 준비하고 있다”며 “저세상 텐션이 뭔지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24일 온라인으로 열린 뮤지컬 <비틀쥬스> 제작발표회에서 예주열 피디(왼쪽부터), 리디아 역의 장민제·홍나현, 비틀쥬스 역의 정성화·유준상, 맷 디카를로 감독, 크리스 쿠쿨 음악감독, 코너 갤러거 안무가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씨제이이엔엠 제공
음악엔 전통적인 브로드웨이 뮤지컬부터 서커스·공포영화·라틴·만화영화까지 다양한 스타일이 섞여 있다. 이를 살리기 위해 국내 무대에서도 브로드웨이와 똑같이 18인조 오케스트라가 연주한다. 크리스 쿠쿨 음악감독은 “투어 버전이라 해서 축소하거나 축약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안무 또한 스윙댄스, 왈츠, 힙합 등 여러 춤이 망라돼 있다.
시시각각 전혀 다른 공간으로 변화하는 화려한 무대 세트, 추락하거나 공중에 떠오르는 등 마술 같은 연출 기법, 거대한 인형과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펼치는 흥미로운 군무도 관전 포인트다. 8월7일까지.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