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매드몬스터의 <엠카운트다운> 출연 모습. 프로그램 갈무리
‘매드몬스터’는 어디까지 뻗어 나갈 것인가.
아이돌 듀오 매드몬스터가 지상파 음악방송 <유희열의 스케치북>(한국방송2)에 출연한다. <한국방송>과 매드몬스터 관계자는 “매드몬스터가 오는 8일 진행하는 <유희열의 스케치북> 녹화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방송 예정일은 11일 밤 0시30분으로, 매드몬스터는 자신들의 인기곡 ‘내 루돌프’ 외에 평소 좋아하는 가수들의 노래를 들려준다. 이외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섭외 요청이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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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드몬스터의 ‘내 루돌프’ 뮤직비디오 촬영 모습. 영상 갈무리
아이돌 그룹이 음악방송에 출연하는 게 특별한 일은 아니지만, 매드몬스터라면 얘기가 다르다. 매드몬스터는 ‘존재하지 않지만 존재하는’ 아이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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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드몬스터는 유튜브 콘텐츠 생산 네트워크 샌드박스에서 운영하는 채널 ‘빵송국’에서 탄생했다. 개그맨 곽범과 이창호가 ‘세계적인 아이돌 듀오’ 매드몬스터의 멤버 탄과 제이호라고 설정하고 안무 연습, 멤버 갈등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였다. 영상 보정 앱을 활용해 키를 늘리고 얼굴을 변화시켰다. 진짜 아이돌 그룹처럼 말하고 행동하는 영상을 보며 누리꾼들도 ‘정색하고’ 댓글을 다는 등 ‘매드몬스터 세계관’ 놀이에 기꺼이 동참했다. 유재석이 트로트 가수 ‘유산슬’을 연기했던 것처럼 최근 유행하는 ‘부캐’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하지만 이들은 ‘진짜’처럼 정교하다. 연습생으로 발탁된 과정, 데뷔 연도, 1~4집 타이틀곡 제목 등 서사도 구체적으로 만들었다. 이들이 발표한 ‘내 루돌프’는 흥겨운 멜로디와 포인트를 살린 안무가 특징인데, 실제 아이돌 그룹의 노래라 해도 손색이 없다. 이 곡은 멜론 등 음원 사이트 순위에도 올랐다.
세계관 놀이가 인기를 끌면서는 광고 촬영은 물론 각종 패션지 화보까지 찍더니 지난 5월 케이블 음악프로그램 <엠카운트다운>(엠넷) 무대에도 섰다. 모든 작업은 영상 보정 필터를 사용해 바뀐 얼굴로 등장했다.
<엠카운트다운> 무대는 카메라감독이 얼굴 보정 필터를 켜고 휴대전화로 촬영했다. <유희열의 스케치북>에는 어떻게 등장할까? “무슨 소리 하시는 건가요. 필터라니요! 아직도 그런 유언비어를 믿는 사람이 있나요? 매드몬스터는 매스몬스터입니다!” 매드몬스터를 아끼는 팬들이 항의하는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어쨌든 정보기술(IT)과 엔터테인먼트가 결합하면서 탄생한 새 문화코드는 그 색다른 재미에 빠진 대중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