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놀이 극작가이자 1세대 공연 기획자인 김지일(본명 김청일) 선생이 7일 오후 6시 별세했다. 향년 79.
고인은 3월에 췌장암 말기 판정을 받은 뒤 치료를 거부하며 자택에서 지내다 최근 상태가 악화해 입원 중이었다.
1942년 황해도 사리원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고와 한양대를 졸업했다. 1971년 예그린악단 홍보부장을 시작으로 국립극장과 극단 현대극장, 서울시립극단에서 공연기획을 담당했다. 1980년대 한국 창작극의 산실이었던 세실극장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공연문화산업연구소 소장을 지내기도 했다.
극작가로서 극단 미추의 마당놀이 대본 18편을 집필했다. 심청전, 춘향전, 흥보전, 이춘풍전, 봉이 김선달전, 변강쇠전 등이 대표작이다. 2010년대 초반 국립극장에서 마당놀이가 부활했을 때에도 <심청이 온다> 등의 극본을 썼다.
극단 미추 손진책 대표가 연출한 수많은 작품의 대본을 쓰며 50년 연극인생의 대부분을 함께했다. 1986년부터 현재까지 극단 미추 운영위원을 맡아왔다. 뮤지컬 <영웅만들기> <뜬쇠 되어 돌아오다>, 총체극 <하늘여자, 땅남자>, 신창극 <천명> <아리랑>, 무용극 <마음 속에 이는 바람> 등을 집필했다.
유족으로는 아내 김상희씨가 있다. 빈소는 구리 원진녹색병원, 발인은 9일 오전 6시다. (031)552-5119.
정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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