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열음 평창대관령음악제 음악감독. 강원문화재단 제공
“가장 한국적인 풍경을 그려보다 떠오른 게 ‘산’이었어요. ‘산’은 산이 주변에 많은 평창을 뜻하기도 하지만, ‘죽은’의 반대 의미기도 하죠. ‘산’의 생명력이 이번 음악제의 키워드가 되었으면 합니다.”
국내를 대표하는 클래식 음악축제 평창대관령음악제의 예술감독인 피아니스트 손열음은 1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음악제의 주제를 이렇게 설명했다.
강원도가 주최하고 강원문화재단이 주관하는 18회 평창대관령음악제가 7월28일부터 8월7일까지 평창군 대관령면 알펜시아 콘서트홀 등 강원도 일원에서 열린다. ‘얼라이브(Alive) 산’을 주제로 메인 콘서트 13회, 스페셜 콘서트 2회, 찾아가는 음악회 7회를 펼친다.
개막 공연은 정치용이, 폐막 공연은 리오 쿠오크만이 평창페스티벌오케스트라(PFO)를 지휘한다.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이 개막 공연 협연을, 클라리넷 연주자 조인혁이 폐막 공연 협연을 맡는다.
18회 평창대관령음악제 포스터. 강원문화재단 제공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첫 평창 무대도 예정돼 있다. 백건우는 ‘바위’를 주제로 드뷔시 ‘피아노 삼중주’와 차이콥스키 ‘피아노 삼중주’를 연주한다.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과 첼리스트 김두민이 함께한다.
손열음이 어린 시절 동경했던 피아니스트 백혜선과 함께 ‘별’을 주제로 꾸미는 듀오 무대도 마련된다. 두 사람은 리스트·코플런드·라벨·버르토크의 곡을 연주하며, 타악기 연주자 나오키 야스다와 김미연이 협연한다.
‘산 vs 죽은’(Alive vs Dead, 8월2~3일)은 손열음이 “이번 음악제에서 개인적으로 ‘피크’(절정)로 꼽는 공연”이다. 쇤베르크 ‘달에 홀린 피에로’, 스트라빈스키 ‘페트루시카’를 들려준다.
국내외를 오가며 활동하는 손열음은 이날 간담회에서 “자가격리만 5번, 모두 10주를 보내면서 눈뜨면 밥 먹고 때 되면 잠자고 하다 ‘이게 사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코로나로 이런 구금 상태로 살다 보니 ‘산다는 것’에 대한 고찰을 많이 했다”고 이번 음악제에 임하는 마음가짐을 전했다.
정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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