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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롤린 역주행’ 최장기 군통령, 가요계 ‘서머퀸’으로 올라설까

등록 2021-06-17 20:29수정 2021-06-18 11:31

브레이브걸스 미니 5집 ‘서머 퀸’ 발매
“이번엔 역주행 말고 정주행하고 싶어요”
브레이브걸스(왼쪽부터 유정, 민영, 유나, 은지).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 제공
브레이브걸스(왼쪽부터 유정, 민영, 유나, 은지).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 제공
“여름 하면 생각나는 그룹으로 이번엔 정주행하고 싶어요.”

‘역주행 신화’ 브레이브걸스(민영·유정·은지·유나)는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 일지아트홀에서 열린 다섯번째 미니앨범 <서머 퀸> 발매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서머 퀸>은 ‘롤린’과 ‘운전만해’로 각종 음원차트에서 ‘역주행’하며 인기에 날개를 단 뒤 처음으로 선보이는 앨범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민영이 “여름 하면 브레이브걸스가 생각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여름에 생각나는 그룹으로 자리매김하고 싶어요”라고 말하자, 은지는 “이번엔 역주행 말고 정주행하고 싶어요”라고 받았다.

<서머 퀸> 타이틀곡 ‘치맛바람’은 트로피컬 하우스 댄스곡이다. 통통 튀는 도입부에 시원한 사운드가 주를 이뤘다. 중독성 강한 멜로디가 인상적이다. 소속사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 수장인 ‘용감한 형제’가 작사·작곡에 참여했다.

브레이브걸스는 ‘치맛바람’이란 제목을 듣고 처음엔 당황했다고 입을 모았다. “‘용감한 형제’ 대표님이 이 단어가 ‘새바람’이란 메시지라고 말씀해주었어요. 그래서 새로운 바람이 불길 바란다는 마음에 맞게 앨범 준비를 하게 됐죠.”(민영)

앨범에는 여름 느낌 물씬한 곡들을 담았다. ‘풀 파티’는 같은 소속사 그룹 다크비의 래퍼 이찬이 피처링으로 참여한 노래다. 강한 기타 루프와 흥겨운 리듬이 매력적이다. 브레이브걸스 특유의 발랄함도 담았다. ‘나 혼자 여름’, ‘피버(토요일 밤의 열기)’, 타이틀곡 ‘치맛바람’의 영어 버전이 수록됐다.

브레이브걸스.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 제공
브레이브걸스.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 제공
은지는 ‘치맛바람’ 안무를 이렇게 설명했다. “두가지 춤을 준비했어요. 하나는 치마를 이용한 ‘치마 춤’이고, 여름 노래답게 파도를 표현한 ‘파도 춤’도 있어요.” 즉석에서 춤을 보여주기도 했다. “‘파도 춤’은 모든 사람이 따라 하기 좋은 쉬운 춤이에요.”

2016년 데뷔한 2기 브레이브걸스는 올해 초까지 한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지만, 상반기에 역대급 역주행으로 큰 인기를 몰고 왔다. 2017년 3월 발표한 ‘롤린’이 역주행의 진원이었다.

브레이브걸스는 ‘최장기 집권 군통령’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밀보드’(밀리터리+빌보드) 차트에선 인기를 누려왔다. 하지만 군부대를 벗어나면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걸그룹이었다.

역주행의 출발은 유튜버 ‘비디터’가 브레이브걸스의 군부대 <위문열차> 공연 영상을 편집해 ‘브레이브걸스_롤린_댓글모음’이란 제목으로 2월24일 유튜브에 올리면서였다. 영상은 밝은 모습의 브레이브걸스와 군인들의 폭발적인 ‘떼창’과 함성을 담았다. 군인들이 자욱한 먼지를 일으키며 브레이브걸스를 향해 달려가는 장면은 영화 <매드맥스>의 모래바람과 닮아 ‘매드맥스 필터’로 불리며 ‘밈’으로 확산됐다.

브레이브걸스의 반전 스토리도 인기를 견인했다. 나이가 서른 언저리였던 브레이브걸스 멤버들은 더는 ‘용감하게’ 활동을 이어가는 게 어려워 의류·카페 분야 등에서 일하려고 걸그룹을 정리하기로 했다. 소속사 대표인 용감한 형제와 마지막 미팅을 하기로 했던 그즈음, 역주행의 기적이 벌어진 것이다.

브레이브걸스의 ‘존버’(끝까지 버티기)는 또 다른 ‘존버’(존중하며 버티기) 서사로 발전하며, 팬층을 군인에서 20~30대로 확산되게 만들었다. 브레이브걸스의 반전 스토리가 기득권 벽에 부딪힌 20~30대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위문 공연 계획이 있나”라는 질문에 유정은 이렇게 답했다. “<위문열차>는 사실 저희가 스케줄이 되고 기회가 되면 너무 가고 싶은 무대예요. 코로나19 때문에 위문 공연을 잘 못 하고 있어서 아쉬워요. 위문 공연이든 다른 공연이든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요.”

브레이브걸스 <서머 퀸> 콘셉트 이미지.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 제공
브레이브걸스 <서머 퀸> 콘셉트 이미지.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 제공
‘치맛바람’ 뮤직비디오는 ‘롤린’ 뮤직비디오 때와 마찬가지로 강원도 양양에서 찍었다. 유정은 “전에는 아무도 몰라봐주셨는데, 이번에 뮤비를 찍을 때는 다 알아봐주셔서 놀랍고 감사했어요”라며 몇개월 새 달라진 모습을 얘기했다.

이들은 ‘롤린’ 역주행 이후 3개월 만에 새 앨범을 발표하게 된 것을 기적이라 표현했다. 유나는 “기적 같은 일들을 많이 경험했어요”라고 했고, 민영은 “힘든 분들이 많으실 텐데, 그분들에게 희망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준비했어요”라고 했다.

‘롤린’의 역대급 역주행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브레이브걸스가 이번엔 ‘치맛바람’으로 ‘정주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군인뿐 아니라 모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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