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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생사초 기원·아신의 한…‘킹덤’의 서사 계속된다

등록 2021-07-26 18:28수정 2021-07-27 02:02

[넷플릭스 ‘킹덤: 아신전’ 리뷰]
92분짜리 1회분 스페셜 에피소드 공개
지난 23일 넷플릭스에 공개된 <킹덤: 아신전>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지난 23일 넷플릭스에 공개된 <킹덤: 아신전>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킹덤>은 좀비 장르물이라기보다도, <킹덤> 자체가 (하나의) 장르라는 생각이 든다.”

배우 전지현이 지난 20일 제작발표회에서 한 말처럼,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 시리즈는 2019년 처음 공개된 뒤 ‘사극 좀비물’로서 세계적인 팬덤을 구축했다. 조선 좀비들은 피가 낭자한 스펙터클을 위한 도구를 뛰어넘어, 또 다른 ‘주인공’으로 자리매김했다. <킹덤> 시리즈는 기득권 세력의 탐욕과 민중의 고통이 주축인 정치·재난 드라마에 가깝다.

지난 23일 공개된 <킹덤: 아신전>(이하 <아신전>)은 92분짜리 1회분으로 구성된 ‘스페셜 에피소드’이다. 지난해 3월 시즌2 공개 뒤 1년을 훌쩍 넘긴 시점이라, 시즌3에 목마른 팬들에게는 감질나는 분량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신전>은 앞 시즌에서 밝히지 않은 ‘생사초’의 유통 경로 및 시즌2 마지막에 깜짝 등장한 정체 모를 인물 아신(전지현)의 사연을 채우는 프리퀄 역할에 충실하다.

지난 23일 넷플릭스에 공개된 &lt;킹덤: 아신전&gt;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지난 23일 넷플릭스에 공개된 <킹덤: 아신전>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시즌1이 굶주림, 시즌2가 피(혈통)를 주제로 삼았다면, <아신전>의 열쇳말은 한(恨)이요 복수다. <아신전>의 무대는 조선의 북쪽 끝 국경지대다. 남쪽은 왜란으로 혼란한 가운데, 북쪽에서는 ‘파저위’ 여진족이 세를 확장하는 탓에 경계를 늦출 수 없는 상황. 군관 민치록(박병은)은 100년 전 조선에 귀화한 ‘성저야인’ 여진족을 밀정으로 이용해 파저위 여진족과의 무력 충돌을 피하고자 한다. 밀정 역할을 맡은 타합(김뢰하)의 딸이 아신(아역 김시아, 성인 전지현)이다. 아신은 가족을 살리고 싶어서 출입이 금지된 ‘폐사군’ 지역에 들어갔다가 생사초를 발견하고 그 효능을 알게 된다. 아신은 조선인과 여진족 모두로부터 멸시받는 성저야인 부락에 일어난 비극의 피해자로, 양편 모두에 복수할 의지만으로 삶을 이어간다.

“괴물보다 두려운 것은 군졸”이라는 타합의 말이 보여주듯, 피와 살을 탐하는 좀비보다 더 무서운 건 ‘사람’이라는 주제가 <아신전>에도 이어진다. 생사역(<킹덤>에서 좀비를 일컫는 말)에 얽힌 소수자 민중의 아픔도 종족·젠더 다양성을 확장하는 형태로 입체화된다. 생사역(生死疫)의 의미처럼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닌’ 사람들, 살아 있지만 사람 취급받지 못하는 사람들의 존재를 드러낸다. 이러한 소수자 집단의 고립과 슬픔이 생사초를 조선에 불러들였다. <아신전>의 스토리라인은 시즌당 6회짜리 이야기에 견줘 단출할 수밖에 없는데, 섬세한 연출과 연기가 이러한 헐거움을 가려준다.

지난 23일 넷플릭스에 공개된 &lt;킹덤: 아신전&gt;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지난 23일 넷플릭스에 공개된 <킹덤: 아신전>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전지현의 화려한 액션 연기를 기대했던 시청자라면 다소 실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학살의 생존자로서 느꼈을 고통 등 어려운 내면 연기를 소화하는 장면들은 눈여겨볼 만하다. 전지현은 특별히 튀지 않고 <킹덤> 서사의 일부로서 안착한다.

아신의 복수는 완성되지 않았고, 시즌3에서 아신의 역할이 세자 창 집단의 ‘조력자’가 될지, ‘적수’가 될지도 불명확하다. <아신전>은 시즌1의 ‘떡밥’을 충실히 회수하고 마무리된 시즌2 이후에도 <킹덤> 시리즈가 한층 흥미로운 이야기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줬다. 시즌1에 이어 <아신전> 연출을 맡은 김성훈 감독의 말처럼 <아신전>은 “시즌3 및 그 이상을 가기 위한 디딤돌”인 셈이다.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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