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대형기획사 ‘호리프로’ 호리 방한
한-일교류 활성화 위해 관행 고쳐야
한-일교류 활성화 위해 관행 고쳐야
“한국의 연예 기획사와 함께 일하다 보면 황당하게 마지막에 일이 갑자기 취소되거나 도중하차되는 일이 너무 자주 있습니다. 지난 3년간 한국 회사와 함께 일하면서 그런 일을 겪은 일이 10번이 훨씬 넘습니다.”
일본의 대형 연예기획사 호리프로의 호리 가즈타카(46) 부회장은 국내 연예업계의 주먹구구식 관행이 한-일 간의 문화교류를 가로막는다고 말했다. 2일 서울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한류우드 활성화 국제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그는 〈한겨레〉 인터뷰에서 “한번은 한국의 한 프로덕션 회사와 함께 일정을 잡고 촬영을 시작하려는데, ‘아직 주연이 결정되지 않았다’는 황당한 얘기를 듣기도 했다”며 한국의 연예산업이 좀더 성장하기 위해선 이런 관행을고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호리프로는 약 160여명의 일본의 연예인, 스포츠선수들을 거느린 대형기획사. 일본에 진출해서 활동 중인 배우 윤손하도 이 회사 소속이다. 호리 부회장은 이 회사의 2세 경영인. 그는 일본에서 한류 열기가 예전에 비해 많이 식었지만, 일단 확산된 시장이 다시 소수만 즐기는 수준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상대적으로 주류 대중문화와 거리가 있던 30대, 40대 여성층이 여전히 한류의 주소비층으로 남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또 한국이 일본에 비해 아시아 연예시장의 가능성에 일찍 눈을 떴다며 “전통적으로 내수에 중점을 두던 일본의 연예산업도 뒤늦게 전략적으로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호리프로도 2004년 말부터 ‘자자’라는 4인조 밴드의 음반을 아시아 일곱나라에 내고 해외진출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 김기태 기자 kkt@hani.co.kr
사진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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