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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낯·선·공·포, 이색 TV공포영화 ‘어느날 갑자기’ ‘코마’

등록 2006-06-28 20:45수정 2006-06-28 20:53

7·8월 방영, 방송-영화 손잡고
젊은 감독들 연작 촬영…TV·영화관 동시 공략
올여름 새로운 형식의 티브이 공포영화 두 편이 방영된다. 에스비에스는 씨제이 엔터테인먼트와 합작한 〈어느 날 갑자기※4주간의 공포〉를 8월 중 방영하며, 케이블 채널 오씨엔은 영화제작사 시오필름과 공동 기획·제작한 〈코마〉를 7월21일부터 튼다. 두 작품 모두 영화사와 방송사업자의 합작품이며, 젊은 감독들이 연작 형식으로 참여해 에이치디(HD) 촬영의 티브이 영화로 만들어냈다. 공포영화로 인지도 높은 안병기 감독과 공수창 감독이 각각 총괄기획을 맡아 납량극이나 여름 특집 드라마가 뜸해진 요즘, 안방극장의 여름 비수기를 메울 예정이다.

〈코마〉는 폐업을 앞둔 병원에서 하룻밤 동안 일어나는 일을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다. 의사 장서원, 간호사 강수진, 보험회사 직원 윤영, 코마 환자의 보호자 홍아, 소녀 실종 사건을 담당했던 최 형사 등 병원에 모인 사람들 5명을 각기 주인공 삼아 5편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코마 환자를 중심으로 5명의 과거와 현재가 얽히는 이야기 구조는 〈코마〉의 다층적인 시선을 한층 더 여러 갈래로 땋아내린다. 〈텔미 썸딩〉 〈링 바이러스〉의 극본을 쓰고 〈알포인트〉로 감독에 데뷔한 공수창 감독은 “인물들의 과거와 현재를 오가면서 두려움의 근원을 파헤치고자 노력했다”며 “유혈낭자한 공포물이라기보다는 좀더 복잡하고 다채로운 미스터리 스릴러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마〉가 감독들이 바통을 이어가며 한가지 줄거리를 만들어가는 반면, 〈어느날 갑자기…〉는 전혀 다른 4가지의 이야기로 구성됐다. 살인사건이 반복되는 고속도로 톨게이트, 이웃의 이상한 행동과 죽음이 이어지는 오피스텔, 끔찍한 화재사건이 있었던 여학생 전용 학원, 들어간 사람들을 가두는 죽음의 숲 등 각기 다른 장소에서 ‘어느날 갑자기’ 일어나는 섬뜩한 에피소드들은 유일한 작가가 피시통신에 연재했던 동명소설에서 따왔다. 〈폰〉 〈가위〉 〈아파트〉의 안병기 감독이 기획하고, 촬영과 조명 등 스태프들을 공동으로 구성해 총 360분, 4편의 연작 공포 영화로 만들었다.

두 작품은 모두 티브이와 영화관이라는 복수채널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다. 〈코마〉는 지난 5월 전주국제영화제 특별상영작으로 초청되어 호평을 받았으며, 〈어느날 갑자기…〉는 7월20일부터 전국 씨지브이 극장에서 개봉하고 베니스 영화제에도 출품할 예정이다. 오씨엔 김의석 국장은 70여편의 티브이 영화를 제작한 미국의 에이치비오(HBO) 채널을 예로 들면서 “1400만 가구에 개봉되는 〈코마〉가 우리나라에 티브이 영화라는 장르를 정착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어느날 갑자기…〉의 투자배급사 씨제이 엔터테인먼트는 “장편영화로 외국에 수출해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출할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어느날 갑자기…〉는 칸국제영화제 필름마켓에 일부 공개되어 5개국에 이미 예약 판매됐다.

글 남은주 김미영 기자 mifoco@hani.co.kr

사진 씨제이엔터테인먼트·온미디어 제공



“5편 색깔 달라도 섬뜩한 차가움”
‘코마’의 공수창 감독

-〈코마〉에서 담당한 역할은?

=내가 작가 출신이라 시나리오와 기획 단계에서 이야기를 짜맞추는 데 주력했다. 1편 〈생일파티〉와 결말인 5편 〈의사, 장서원〉 연출을 맡아 5개의 이야기에 인과관계를 부여하는 스토리텔러 역할을 지키려고 했다. 전체적으로는 시나리오 단계에서만 토론을 거듭하고 그 뒤에는 감독들이 각자 알아서 하는 식이었지만, 피가 스며들지 않는 금속성의 침대, 메스, 가운의 차가운 느낌 같은 이미지는 맞추어서 가자고 했다.

-〈코마〉의 장점과 한계를 꼽는다면?

=티브이 제작 시스템에 맞춰 3개월 구상, 2개월 촬영기간을 지키다 보니 모자란 점이 많다. 그러나 네 감독의 색깔과 개성으로 이를 극복했다. 조규옥 감독(2부, 〈틈〉)은 호러 문법에 충실한 반면, 유준석 감독(3부, 〈목걸이〉)은 미스터리물로 만들었다. 김정구 감독(4부, 〈붉을 홍〉)은 몽환적 색채로 독특한 느낌을 자아낸다.

-〈코마〉로 티브이엔 처음 데뷔하는데.

=안방극장에서 무작위 관객들을 붙잡는 매체에 부닥쳐 보고 싶었다. 대중과 교감하고 싶은 욕구에 시달리는 창작자에게는 도전이다. 더구나 공포영화는 폭력적인 상황을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장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매체에 상관없이 사회적인 메시지가 있는 공포 관련 내용을 다룰 것이다.

글 남은주 기자, 사진 정용일 기자

“촬영 중 실제로 비슷한 경험”
‘어느날 갑자기’의 권일순 감독

-〈어느 날 갑자기〉는 어떤 영화인가?

=〈2월29일〉(감독 정종훈)은 4년마다 한 번씩 돌아오는 2월의 마지막 날, 주인공을 찾는 혼령이 소재다. 〈디데이〉(감독 김은경)는 대학 진학을 위해 마련된 합숙 재수학원에서 일어나는 괴담을, 〈네 번째 층〉과 〈죽음의 숲〉(감독 김정민)은 오피스텔과 저주받은 숲을 배경으로 정서적 공포를 담아낸다.

- 직접 연출한 〈네 번째 층〉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

=있지만 없는 층, 4층에 얽힌 공포물이다. 숫자 4를 죽음을 뜻하는 ‘死’로 여겨 건물에서는 흔히 ‘F’나 ‘5’로 표기하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미신을 믿지 않는데다 이사 비용이 싸다는 이유로 손 있는 날 5층으로 이사한다. 그런데 아파트에서는 이상한 소리가 들리고, 주민들의 행동도 이상하며 누군가 죽기까지 한다. 전통적인 공포영화에 심리적인 요소를 더했다.

- 티브이 공포 영화라서 다른 점이 있었나?

=90분짜리를 여건상 20회차(다른 영화들은 평균 80회차 정도)에 맞춰 찍다 보니 촬영 일정이 빡빡해 힘들었다. 영화를 찍는 동안에 자주 악몽을 꿨고, 강의를 나가는 대학의 제자가 교통사고로 죽는 일이 생겨 힘들었다. 영화가 생활에서 재현되는 느낌이었다.

글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사진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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