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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훈장선생으로 돌아온 ‘배추머리’ 김병조

등록 2006-07-27 21:37수정 2006-07-28 00:41

재밌는 입담으로 전국 누비며 ‘명심보감’ 강의
“멈출 줄 아는 사람이 아름답고 그런 이가 바로 ‘선비’입니다.”

‘지구를 떠나거라~’라는 유행어로 친숙한 코미디언 김병조(56)씨. 1997년께 홀연히 방송을 떠났던 그가 ‘명심보감 전도사’로 변신해 전국을 순회하고 있다.

김씨는 98년 조선대 평생교육원 초빙교수로 임용돼 매주 한 차례 광주에서 강의를 하는 한편, 불러주는 곳이면 제주도건 강원도건 달려가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는다. 주제는 효와 사랑, 절제와 배려 등.

그의 맛깔나는 말솜씨는 여전했다. 27일 아침부터 쏟아진 장대비에도 서울 노원구민회관 대강당 700여석은 그의 입심을 들으러 온 주민들로 가득했다. 강의는 이런 식이다. “서두르지 마세요, 모든 일에는 때가 있는 법입니다. 때가 있으니까 목욕탕도 있잖아요.” 곳곳에서 터지는 웃음과 유창한 말투로 웅숭깊은 진실을 풀어내는 힘은 2시간 내내 주민들 눈귀를 사로잡았다.

김씨는 1950년 전남 장성의 한 종갓집에서 장손으로 태어났다. 한학에 조예 깊던 할아버지와 아버지 영향으로 일찌감치 한문을 익혔지만 손에 쥔 건 아버지가 남긴 빚뿐이었다.

방송사에 들어가 코미디언이 된 뒤로 악착 같이 벌어 6년만에 빚잔치를 끝냈다고 한다. 그 사이 78년 결혼한 부인 김현숙(51)씨는 교대를 졸업했지만 궁박한 살림을 꾸리느라 끝내 교사 꿈을 이루지 못했다. 김씨는 68년 장학생으로 중앙대 연극영화과에 입학해 4년 내내 수석을 차지할 만큼 총명했다. 개그맨이 돼 방송에 출연하게 된 이후 ‘배추머리’ ‘나가 놀아라~’ 등 숱한 유행어를 만들어내며 어린이와 노인을 넘나드는 사회자로도 큰 인기를 모았다.

강의 후 김씨는 “비가 많이 내려 걱정했는데 많은 분들이 와주셔서 정말 감동했다”며 겸손해했다.

김씨는 “언제나 내 꿈은 아버지를 닮아 서당 훈장이 되는 것이었다”며 “요즘 전국 곳곳을 다니며 명심보감을 강의하고 있으니 꿈을 이룬 셈이고 앞으로도 더 열심히 뛰겠다”고 했다.


글·사진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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