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민에 ‘따뜻한 시선’ 던지는 채플린
시티 라이트(교 낮 1시50분)=〈도시의 불빛〉 〈가로등〉이라는 제목으로도 알려져 있는 찰리 채플린의 1931년 영화로, 토키영화의 흐름을 거부한 채 무성으로 제작됐다. 미국 번영의 그늘에 가려진 부자와 빈자, 계급 간의 사랑과 갈등을 다루고 있다.
실업자로 도시를 배회하는 떠돌이(찰리 채플린)는 꽃 파는 눈먼 소녀(버지니아 세릴)를 만난다. 떠돌이는 마지막 동전을 털어 꽃을 사주고, 소녀는 그를 부자로 오해한다. 한편, 술에 취한 백만장자를 구해준 떠돌이는 그와 친구가 되는데, 백만장자는 술에 취했을 때만 떠돌이를 알아본다. 떠돌이는 백만장자가 술에 취했을 때 수술비를 얻어내 소녀에게 전해주고 사라진다.
이 영화는 채플린의 작품 가운데 가장 감상적이고 인간미가 넘치는 작품으로 평가되며, 빈민들의 사랑과 애환을 웃음과 눈물로 그려내 대공황으로 고통받던 미국 관객들에게 큰 위안을 준 영화다. 또 프랑스 정부는 채플린에게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수여해 그의 공적을 치하하기도 했다. 〈시티 라이트〉가 끝난 뒤 소개되는 다큐멘터리에서는 〈월레스와 그로밋〉의 피터 로드 감독이 채플린의 영화에 관해 회고한다. 전체 시청가.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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