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인간을 사랑하는 남자들
그녀에게(K1 밤 0시30분)=21일 개봉하는 칸영화제 각본상·여우주연상 수상작 〈귀향〉을 비롯해 〈내 어머니의 모든 것〉 〈나쁜 교육〉 등을 연출한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대표작. 2003년 개봉작.
오랫동안 아픈 어머니를 정성스레 병수발했던 베니그노. 그는 창문 건너편에서 춤을 추는 알리샤를 본다. 알리샤가 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이 되자, 간호사였던 베니그노는 ‘그녀’를 4년 동안 보살핀다. 잡지 기자 마르코는 여성 투우사 리디아에게 강한 인상을 받는다. 그들은 사랑에 빠지지만, 리디아도 사고로 식물인간이 된다. 마르코는 ‘그녀’를 보살피지만, 서로 아무것도 나눌 수 없음에 괴로워한다. 〈그녀에게〉는 식물인간이 된 두 여자의 곁을 지키는 두 남자의 이야기다. ‘동병상련’으로 친구가 되어 서로의 속내를 보듬던 두 남자 가운데 마르코는 ‘그녀’를 떠난다. 베니그노도 ‘큰 일’을 저질러 감옥에 갇힌다. 두 커플의 엇갈리는 사랑이 멜로와 코미디와 비극과 서스펜스를 넘나들며 펼쳐지는데, 통념을 넘어선 이들의 사랑은 인간의 마음 깊은 곳을 보듬는 주술과도 같다. 아카데미 영화제 각본상을 받았다. 19살 이상 시청가.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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