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어장’ ‘헤이헤이헤이2’ 생활 속 소재 액자식 구성 눈길
토크와 콩트가 결합한 신개념의 예능프로그램이 주목을 받고 있다. 문화방송 <우리동네 실제상황, 황금어장>(연출 여운혁·임정아, 수 밤 11시5분)과 에스비에스 <헤이헤이헤이2>(연출 남승용·황인영, 목 밤 11시)가 대표적이다. 비슷한 형식의 두 프로그램은 연예인들을 초대해 신변잡기식 잡담을 늘어놓는 식이 아닌 프로그램 속에 또 다른 이야기를 선보이는 액자식 구성으로 짜여 있다. 진행자와 초대손님의 현란한 입담뿐 아니라 극을 통해 보여주는 애드리브와 코믹 연기가 뒤섞인다.
지난 7월부터 선보이는 <… 황금어장>은 강호동, 정선희, 임채무 등 진행자 6명과 초대 손님이 비밀요원이 돼 ‘상황극’이라는 미션을 수행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상황극은 시청자의 사연을 바탕으로 한 재연드라마다. 그동안 뒤끝이 긴 남자친구, 눈만 마주쳐도 모두 자신을 좋아한다고 오해하는 도끼병 환자, 홈쇼핑 중독자 등 주위에서 볼 수 있는 우리네 이웃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상황극 속에 녹여냈다. 여운혁 피디는 “어느 한 세대에 치우치지 않고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연으로 콩트를 꾸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황금어장>이 ‘얌전한’ 소재를 택했다면, <헤이헤이헤이2>는 등장하는 캐릭터만 봐도 엉덩이가 큰 여자, 애정공세를 퍼붓는 여자 변태 등 엽기적이고 발칙하다. 남승용 피디는 “헤이헤이헤이1에서는 코 후비는 남자, 겨드랑이털이 무성한 여자 등 단순히 웃기는 캐릭터가 주를 이루었다면 이번에는 19금 커플(19살 이하는 관람불가인 보기 민망한 남녀), 된장부인(명품을 좋아하는 아줌마) 등 캐릭터에 2006년 세태를 풍자하는 모습도 넣었다”라고 설명했다.
두 프로그램은 형식면에서 새롭진 않다. 여운혁 피디는 “토크와 콩트를 섞은 형태는 80년대 <일요일밤의 대행진>에서 김병조씨가 보여준 뉴스형식의 풍자극이 원조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을 2006년판으로 각색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여 피디는 요즘 우리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드는 데 주력할 거란다. 시즌1과 비슷한 형식을 보이는 <헤이헤이헤이2>는 다양한 콩트를 통해 새로움을 추구하려 한다. 남 피디는 “된장부인의 경우처럼 뮤지컬 콩트를 시도하기도 하고 속마음 캐릭터를 컴퓨터그래픽을 이용해 표현하는 등 전에 보지 못한 콩트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둘 다 매주 새로운 극을 보여줘야 하는 만큼 참신한 아이디어가 필수다. 그 주의 아이템과 초대 손님에 따라 재미의 정도가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매주 얼마나 참신한 아이디어와 상황 설정을 보여줄지가 순항할 수 있는 요건이 될 것이다.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사진 <에스비에스>·문화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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