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을 마감하는 공중파 3사의 연기대상 시상식이 있었다. 올해는 문화방송과 한국방송이 효용성과 공정성 논란으로 가요시상식을 폐지한 뒤라 연기대상이 더욱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한해 드라마 부문의 옥석을 가리는 시상식으로서의 연기대상의 권위가 오히려 더욱 실추됐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전부터 예능부문의 연예대상과 함께, 방송사가 주최하는 연기대상은 자사 프로그램을 자찬하거나 방송사의 이해관계에 따른 나눠주기식 시상으로 권위없는 상의 대명사가 되어왔다. 더구나 올해는 방송3사가 공동수상을 남발하면서 최다 수상자를 배출하는 결과를 낳았다. 한국방송 <2006 KBS 연기대상>은 22개 부문에서 41명, 서울방송
은 15개 부문에 35명 수상자가 있었다. 30일 열린 문화방송 <2006 MBC 연기대상>에서는 26개 부문 48명에게 시상했다.(남녀 따로 집계)
이처럼 수상자가 많아진 이유는 여러가지다. 부문별로 보면 신인상 부문에서 유독 수상자가 많았다. 문화방송은 남녀부문 각각 2명씩 4명, 한국방송은 남녀 각각 3명씩 총 6명의 신인상 수상자가 있었다. 서울방송은 뉴스타상이라는 이름으로 8명에게 시상했다. 가장 의미있다는 신인상의 가치부터 의심스럽게 된 것이다. 또 방송사별로 보면, 문화방송은 연기대상에 라디오부문상을 비롯한 다른 부문 특별상을 집어넣고, 한국방송은 8명의 베스트커플상(사진)을 비롯해 거의 모든 부문에서 아낌없이 공동시상했으며, 서울방송은 10명을 선정하는 10대스타상을 두면서 수상인원을 늘리는 데 한몫했다.
물론 연말 황금시장에서 시청률과 상의 권위 사이에 제작자들의 고민이 있다. 2005년 연기대상 당시 가장 많은 비판을 받았던 서울방송은 드라마 스페셜, 특별 기획, 연속극 부문 등 여러 부문 중복수상을 줄이기 위해 미니시리즈와 연속극부문으로 축소하고 중복수상을 자제했다. 그러나 다른 방송사에 비해 적은 스타들에게 시상할 수는 없으므로 결국 10대스타상과 뉴스타상을 따로 편성, 구색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한국방송은 극 활성화를 위해 단막특집극같은 드라마 분야를 따로 챙겨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고의 작품상을 받은 문화방송의 <환상의 커플>, 서울방송의 <연애시대>와 한국방송의 <서울 1945> 등 시청률은 낮더라도 평가가 좋았던 작품을 대접하려 했던 흔적도 보인다.
상의 권위를 높여야 한다는 취지로 오래전부터 3사 공동 연기대상이 제안되어 왔으나 서울방송 공영화 총괄 시피는 “지금으로서는 특별히 통합할 논의나 조짐도 없다”며 현실을 전했다. 지상파방송 3사 시상식 시비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