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이야기’
티브이엔 4부작 17일 첫방영…새 장르·사전 제작제 영향 주목
채널 티브이엔 미스터리 멜로 4부작 <인어이야기>는 요즘 드라마 제작 경향을 고스란히 드러낸 작품이다. 무엇보다도 2006년부터 꾸준히 시도됐던 4부작 형식이다. 지난해에는 16부작 미니시리즈가 끝나고 다음 미니시리즈를 시작하는 중간에 <특수수사일지:1호관 사건> <도로시를 찾아서> <어느날 갑자기> 등 4~5부작 미스터리, 공포물을 편성하는 실험이 이뤄졌다. 채널 티브이엔도 미니시리즈 <하이에나>와 다음 미니시리즈 사이에 4부작 형식의 초미니시리즈를 끼워넣으며 새로운 장르와 제작진의 가능성을 시험하려 한 듯 하다.
극의 길이가 짧은 덕분에 투자 액수와 위험이 줄어들어 새로운 인력이나 참신한 형식을 시도할 여지가 커졌다. <인어이야기>를 연출한 양원모 감독은 300편 이상의 광고를 만든 광고감독 출신이다. 2006년 채널시지브이의 5부작 미니시리즈 <프리즈>를 연출했던 정재훈 감독을 비롯해, 광고와 영화출신의 감독들이 여럿 드라마로 건너왔다. 다큐멘터리 전문 제작사인 인디컴시네마가 드라마에 첫 진출한 작품이기도 하다. <내이름은 김삼순> <여우야 뭐하니>를 쓴 김도우 작가의 2002년 극본이며, <모래시계> <넌 어느 별에서 왔니>를 찍은 연석돌 촬영 감독 등이 합세했다.
지난 5일 서울 압구정 시지브이(CGV) 시사회에서 양 감독은 “공중파에서 할 수 없는 것들을 미니시리즈의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해보았으며, 이 드라마가 자유로운 상상력과 사전제작제의 시발점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케이블 티브이에서 미스터리 멜로 장르로 사전제작된 그 결과물은 어떨까?
<인어이야기>는 사랑하는 사람이 다른 여자를 죽인 혐의를 받을 때, 그를 의심하면서도 지키고 싶다면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를 묻는 드라마다. 시사회 상영분인 1부에서는 한쪽 눈에 열쇠가 꽂힌 기괴한 시체로 발견된 미나(이지현)와 미나를 통해 서로를 알고 사랑하는 사이가 된 수인(서영희)과 민석(김남진) 등 주인공들의 관계를 주로 담았다. 양원모 감독은 “미스터리 멜로지만 멜로의 비율을 60% 이상으로 잡고, 두 연인의 관계가 지닌 아름다움을 그리는데 주력했다”며 “두 사람이 헤어지는 4부조차도 암울한 상황이 아니라 사랑을 위해 물방울이 되는 인어 이야기처럼 애틋한 러브레터에 가깝다”고 했다.
3개월 28회 동안 남해 광주 제천 대구 등지에서 촬영했다는 화면은 수려하고 고요하지만, 심리적 배경 묘사는 다소 분주하고 산만한 편이다. 단막의 여운과 미니시리즈의 통일감을 모두 갖출 수 있을까? 덧붙여 주인공 각자의 어두운 마음의 비밀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얼마나 다층적인 캐릭터 분석을 이루는지가 완성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1월17일 밤11시 첫방송.
남은주 기자mifoco@hani.co.kr 사진 티브이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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