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인형’
내일 첫 방영…‘남편 살리려 남편 친구와 하룻밤’ 여론 시끌
12일 첫 전파를 타는 에스비에스 금요드라마 <소금인형>(극본 박언희, 연출 박경렬· 금 밤 8시55분)은 방송 전부터 논란이 되고 있다. 마약복용 혐의로 구속돼 브라운관을 떠났던 탤런트 황수정의 복귀작인데다 한 주부가 남편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학교 선배이자 남편의 동창인 재벌 2세와 하룻밤을 보낸다는 파격적인 설정 때문이다. 벌써부터 시청자 게시판에서는 황수정의 복귀에 대한 찬반 논란이 한창이다.
<소금인형>은 사업 부도와 간경화로 고생하는 남편을 위한 선택으로 인해 고통받는 한 여자의 굴곡 많은 인생을 그린 정통 멜로 드라마다. 박언희 작가는 “주인공들이 극단적인 한계 상황 속에서 사랑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화해하는 과정을 그리겠다”고 말했다. 비운의 여주인공 차소영 역에는 황수정이, 남편 박연우 역에는 김영호가 맡았다. 그들 사이에 소영을 짝사랑하는 강지석과 그의 약혼녀 서이현으로 김유석과 정애연이 등장한다. 중견배우 강부자, 김혜옥, 김병기 등도 가세했다. 에스비에스 추석특집극 <하노이 신부>를 만든 박언희 작가와 박경렬 피디가 다시 호흡을 맞췄다.
드라마는 소영, 연우, 지석, 이현 등 팽팽한 사각관계를 중심축으로 펼쳐진다. 사랑을 지키려는 이들과 그 사랑을 깨려는 이들과의 대립 속에서 갈등과 긴장감이 조성된다. 박경렬 피디는 “소영이 다른 남자와 동침을 한 그 일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뒤 각 인물들의 관계가 눈여겨볼 점이다. 이로 인해 등장인물이 서로 엮이면서 그 속에서 그들의 심리 변화를 입체적으로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극단적인 상황을 설정해 놓고 인물들의 의식 흐름을 따라가면서 진실한 사랑의 본질을 탐구하는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내의 결정에 대해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가슴으로 받아들이지 못해 방황하는 연우, ‘사랑은 없어’라고 외치다가 첫사랑을 만나면서 사랑에 목을 매는 지석 등 대립되는 심리를 보여줄 거란다. 이들 사각관계가 무겁고 진지하다면 이들과 달리 소영의 동생 차희영(사강)과 의사이자 미혼부 민현수(강지섭) 커플은 코믹하면서도 알콩달콩한 사랑을 보여줄 예정이다.
그동안 금요드라마는 밝고 경쾌한 분위기의 <나도야 간다>를 시작으로 <내 사랑 못난이>, <마이 러브>를 통해 기존의 불륜, 신파 드라마라는 이미지를 벗고 진솔한 삶의 모습을 그렸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소금인형>은 그 전의 작품에서 불륜, 신파 등 통속성을 다시 따라가는 듯하다. 이런 우려를 씻고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으며 가족과 사랑의 의미를 찾아갈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사진 에스비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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