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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전자음악단, 숨은 ‘록의 보석’ 1년만에 ‘반짝’

등록 2005-03-17 17:05수정 2005-03-17 17:05

 서울전자음악단의 멤버인 신윤철과 김정욱(쪽부터). 드럼을 쳤던 이기태는 지난해 개인사정을 이유로 밴드를 탈퇴해, 지금은 신윤철의 동생 신석철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서울전자음악단의 멤버인 신윤철과 김정욱(쪽부터). 드럼을 쳤던 이기태는 지난해 개인사정을 이유로 밴드를 탈퇴해, 지금은 신윤철의 동생 신석철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서울전자음악단’ 첫 앨범 나와

최근 ‘꽃미남’ 모델 강동원이 나오는 한 이동통신회사 광고의 배경음악이 사람들의 귀를 사로잡고 있다. 어쿠스틱 기타의 감미로운 선율과 전자기타의 몽롱한 선율이 어우러진 이 곡은 서울전자음악단의 데뷔앨범에 실린 ‘꿈에 들어와’다. 이 밴드의 리더는 바로 신윤철, 한국 록의 대부 신중현의 둘째 아들이다. 형 신대철의 그늘에 가려진 편이지만,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천재’ 기타리스트다.

사실 이들의 앨범이 처음 나온 것은 지난해 4월께. 기획사의 눈치를 살필 필요 없이 100% 하고 싶은 음악을 하고자 신윤철(기타·보컬)이 김정욱(베이스)·이기태(드럼)와 함께 밴드를 결성했다. 자비를 들여 앨범을 만들고, 작은 클럽에서 공연도 했다. 그러나 모든 걸 스스로 하다 보니 자신들의 음악을 대중에게 널리 알리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앨범 홍보 활동은 물론, 유통망도 변변치 않았다. 이들의 음악은 점점 묻혀져 갔다.

복고적 록·전자음악의 조화
신중현 아들 ‘윤철’ 밴드 이끌어
홍보안돼 그대로 잊혀질뻔
‘꿈에 들어와’ 광고타고 인기

하지만 역시 좋은 음악은 그 진가를 알아주는 사람이 나타나는 법. 이들의 앨범이 사장되는 것을 안타까워한 한 메이저 기획사가 앨범을 재발매하겠다고 나섰다. 이들이 클럽에서 공연하는 것을 본 한 음악감독이 광고 음악으로 쓰고 싶다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마침내 올 1월 말 리마스터링을 거친 음반이 다시 발매됐고, 비슷한 시기에 ‘꿈에 들어와’가 광고 음악으로 전파를 타기 시작했다. 이들의 음악이 무덤 흙더미를 뚫고 나와 날개를 달고 날아오르는 순간이었다.

“서울전자음악단의 ‘전자’는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는 경계를 뜻하는 게 아닙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연결고리로써 두 영역 모두의 발전을 이끌어내는 구실을 하는 ‘전자’를 말하는 겁니다. 음악에 있어서 기타와 드럼에서 나오는 소리는 아날로그이고, 컴퓨터와 키보드를 통해 만들어진 소리는 디지털입니다. 이들이 서로 교류하고 조화로운 소리를 만들어내도록 한 게 바로 우리의 음악입니다.” 신윤철이 자신들 음악의 지향점을 특유의 느린 말투로 설명한다.

그래서인지 이들의 앨범에선 전자음악 특유의 차갑고 메마른 느낌보다는 몽롱하고 축축한 느낌이 든다. 1970년대 복고적인 록 음악에다 현대적 전자음을 버무려 ‘서울전자음악단표’ 전자음악을 만들어냈다. 어쿠스틱 기타의 맑고 깨끗한 소리, 기타와 비슷한 인도 전통악기 시타의 이국적인 소리, 전자기타가 만들어내는 이질적인 소리 등이 적재적소에서 빛을 발한다. 유리관을 끼운 왼손 손가락이 기타 플랫 사이를 미끄러지면서 연속된 음의 변화를 표현하는 슬라이딩 주법이 몽환적인 느낌을 더한다.


기타가 낼 수 있는 모든 소리를 한데 모은 듯한 ‘내가 원하는 건’, ‘꿈에 들어와’를 부른 객원보컬 정용한의 목소리가 더욱 매력적인 ‘날아’, 한산한 도시 밤거리를 천천히 드라이브하는 느낌을 담아 김정욱이 만들고 직접 노래한 곡 ‘드라이브’, 신윤철의 자전적 얘기가 담긴 ‘내가 온 길은’, 사이키델릭한 느낌마저 드는 ‘날으는 핑키’ 등 보컬이 있는 곡들도 빼어나지만, ‘춘추전국시대’, ‘마이 아이언 봉’ 등 연주곡 또한 결코 놓쳐선 안될 필청곡이다. 이런 곡들이 사장될 뻔 했다니…. 이들은 다음달 8일 저녁 8시 서울 홍대앞 롤링홀에서 첫 단독 공연을 한다. 1544-1555.

글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윤운식 기자 yw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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