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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저작권 씨름판 끼어 등 터진 ‘고등어’

등록 2007-05-13 21:35

〈달려라 고등어〉
〈달려라 고등어〉
방송사-외주제작사 판권시비로 지연 방영
제작사협회 “불리한 계약 관행 바꿀 것”
지난 5일 오후 4시40분, 에스비에스가 예고한 〈달려라 고등어〉 첫 방송을 보려고 텔레비전 앞에 앉은 ㅅ씨는 어안이 벙벙해졌다. 드라마와 만화 기법을 시트콤에 덧입힌 새로운 형식의 ‘드라마툰’이라는 장르라고 해서 호기심에 들떠 있던 차였다. 그러나 화면에 불쑥 튀어나온 건 〈헤이!헤이!헤이! 시즌2 스페셜〉. 짜증이 치민 ㅅ씨를 달래기엔 힘이 달렸다.

〈달려라 고등어〉가 결국 한 주 늦게 12일엔 방영이 되었지만 첫 방송부터 시청자와의 약속을 깬 건 외주제작사와 방송사 사이의 계약 갈등 때문이었다. 제작사가 케이블방송 등 다른 채널에 프로그램을 팔 권리를 요구했으나 방송사가 이를 거부했고, 방송 당일까지 의견을 좁히지 못했다. 제작사인 젤리박스 김광일 대표는 “보통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아도 방송은 일단 하는 게 관례였는데 일이 이렇게 돼 유감”이라고 말했다. 에스비에스 하승보 책임피디는 “시청자를 위해 무조건 방송을 해야 하는 것이 옳았겠지만 계약조건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었다”고 밝혔다.

방송가 안팎에선 이번 사태를 제작사와 방송사 간의 힘겨루기로 보는 시각이 많다. 드라마 제작사인 초록뱀미디어 김기범 대표는 “제작사들이 최근 콘텐츠 권리에 대한 목소리를 내면서 방송사가 위기의식을 느낀 것 같다”며 “2~3년 안에 저작권과 관련해 제작사와 방송사 간에 중요한 변화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상파로 방송되는 드라마 70~80%를 만드는 외주제작사들은 자체 스튜디오 등 인프라를 구축하며 몸피를 불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차원에서 제작사와 방송사 간의 계약 정상화에 나서기로 해, 결과가 주목된다. 협회의 김승수 사무총장은 “지금까지는 저작권·판매권이 대부분 방송사 몫으로 돌아가 제작사 쪽에 절대적으로 불리한 계약이 일반적이었다”며 “한-미 자유무역협정 타결에 따라 저작권의 중요성이 높아진 만큼 계약서를 국제적 표준에 맞도록 조정하는 작업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협회는 곧 방송협회, 방송사 드라마국장 등과 함께 ‘드라마개선위원회’를 꾸리고 이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협회에는 제작사 37곳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연구정보센터 윤재식 팀장은 “미국이나 영국에선 거의 제작사가 저작권을 갖고 방송사에는 방영권만 주어지는 데 반해 우리는 독점적 권한을 지닌 방송사가 저작권을 갖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자유무역협정 타결, 아이피티브이(IPTV) 도입 등 새로운 환경 속에서는 제작사가 저작권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도록 해야 콘텐츠 질과 국제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민 남은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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