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부작 다큐멘터리 ‘자금성’
한국방송 1TV, 4부작 다큐 3일부터
중국인들은 자금성에는 천자를 상징하는 숫자인 9999칸의 방이 있다고 오랫동안 믿어 왔다. 학자들이 실제로는 8886칸 방을 지닌 자금성 도면을 공개하고 누구나 자유롭게 성을 드나들 수 있게 된 지금에도 자금성은 변함없이 ‘우주의 중심인 북극성처럼 빛나는, 자색의 금지된 성’이다. 1405년 72만㎡의 방대한 터에 ‘황제의 도시’를 건설한 명나라 황제 영락제부터 1924년 보좌에서 내려온 청나라 마지막 황제 푸이까지 자금성은 절대권력을 이어가는 표상이었기 때문이다. 한국방송 1텔레비전 〈아시아의 창〉에서는 한-중 수교 15돌 특집으로 4부작 다큐멘터리 ‘자금성’(사진)을 방송한다.
2006년 중국 시시티브이(CCTV)가 12부작으로 제작한 이 다큐멘터리는 500년 동안 중국 권력 내부의 가장 은밀한 비밀을 품어 온 자금성을 구석구석 훑어가며 궁궐의 주인들과 생활 모습, 궁궐의 건립, 파괴와 복원까지를 담았다. 이를 4부작으로 추려 한국 방영을 준비하는 송현주 피디는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여러 방송사들이 자금성 다큐멘터리를 제작했지만 중국인이 만든 12부작 〈자금성〉은 성 깊숙한 공간들을 촬영하고, 외부에는 알려지지 않았던 중국의 비사 등을 삽입해 세밀함이 돋보이는 작품”이라고 평했다.
3일 밤 1시40분부터 방송되는 1부 ‘탄생비화’ 편에서는 자재를 준비하는 기간만 10년이 걸렸으며 1만명의 인부와 6천명의 군인이 동원됐던 방대한 규모의 자금성 건설 과정을 되살린다. 자금성이 지닌 건축물로서의 가치에만 이야기가 집중되는 것은 아니다. 2부 ‘궁에 부는 서쪽 바람’(10일 방송) 편에서는 자금성에 입궁한 최초의 서양인, 이탈리아 선교사 마테오 리치와 프랑스의 왕 루이 14세와 편지를 주고받았던 강희 황제 같은 인물과 유물을 분석해 자금성이 서양문화와 교류한 흔적을 찾는다. 3부 ‘유물의 대이동’(17일), 4부 ‘자금성이여 영원하라’(24일)에서는 위기에 처했던 자금성의 역사와 이를 지키고 보호하려는 중국인의 노력을 소개한다. 중국 정부는 2020년 완공을 목표로 2005년부터 15년간 20억위안(우리 돈 2500억원)을 들여 대대적인 자금성 보수공사를 하고 있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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