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기 조선 어떻게 재현했나
15세기 조선 어떻게 재현했나
<대왕세종>은 태종에서부터 세종까지 15세기의 조선초기 시대를 그린다. 시계 바늘을 과거로 되돌리는 작업에 큰 몫을 하고 있는 의상과 특수영상을 살펴봤다.
조선시대 문헌 기초한 고증 작업=<대왕세종>은 정통사극인 만큼 의상분야에서도 철저한 고증에 방점을 찍는다. 한국방송 아트팀의 이석근 의상 팀장은 “2년 전부터 <경국대전>, <악학궤범> 등을 참고로 복식사를 고증하는 과정을 거쳤다”라며 “<중국 고대 복식사> 등을 통해 명나라 시대의 복식에 대한 자료 조사도 했다”라고 말했다. 유희경 복식문화원 등 고증위원회의 도움말도 얻었다고 한다. 이번에 제작한 의상은 3천벌에 달하고 총 의상 제작비는 16억원이다. 이 팀장은 “사극에서는 처음으로 왕비의 장신구 칠적관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유물이 남아 있지 않아 명나라와 조선시대 문헌자료를 보고 복원했다”라고 한다.
각 등장인물의 성격을 드러내는 의상을 제작한 점도 눈에 띈다. 온화하고 유연한 성격의 세종은 초록색 계통의 의상을 주로 입고 나온다. 세종의 형인 양녕대군(박상민)은 열정적이고 강한 성격의 소유자인 만큼 붉은색 계통의 강렬한 원색 의상이 주류를 이룬다.
육조거리 복원, 디지털 캐릭터 활용=특수영상 쪽에서는 경복궁 전경, 육조거리 등 조선시대 한양의 옛모습을 보여주는 데 역점을 둔다. 기존 사극들이 대형 전투 장면에 힘을 실은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한국방송 특수영상팀의 박준균 팀장은 “영상팀원 중 7명이 역사 다큐멘터리 등을 참고해 육조 거리를 제작하는 데 두달이 걸렸다”라고 말했다. 촬영장에서 찍은 전경 촬영분을 바탕으로 황량한 공터에 디지털 작업으로 만든 집과 사람을 넣는 정교한 작업이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디지털 캐릭터를 활용한 기법을 자주 사용했다. 첫회 궁궐 안에서의 훈련 장면에서 무술 연기자들의 움직임을 따고 여기에 3차원 입체영상(3D)으로 만든 옷을 입힌 디지털 캐릭터를 실제 연기자들 사이에 넣었다. 생동감 있는 움직임을 보여 준다는 게 큰 장점이다. 육조 거리에 있는 사람들의 일부도 디지털 캐릭터다. 전투장면이 자주 등장하지 않지만 앞으로 대마도 정벌, 4군 6진 개척 등을 다룰 때 디지털 캐릭터가 투입된 전투 장면을 선보일 예정이다.
세종시대의 발명품도 특수영상으로 되살아난다. 박준균 팀장은 “측우기, 해시계 등의 내부 구조와 원리를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정교하게 만들 계획”이라고 전했다.
허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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