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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새로운 ‘김상경표 세종대왕’ 보여 주겠다”

등록 2008-01-16 18:06

한국방송 드라마 ‘대왕세종’ 충녕대군 역 김상경
“세종대왕은 슈퍼맨이죠. 무서울 정도로 대단하세요.”

지난 14일 한국방송 수원드라마제작센터에서 만난 배우 김상경(36)은 세종대왕 예찬론부터 펼쳤다. <대왕세종>에서 성인 충녕대군(훗날 세종대왕) 역을 맡은 그는 태평성대를 이루기 위해 초인적인 노력을 기울인 극중 배역에 푹 빠진 모습이다. 눈빛과 목소리에는 배역에 대한 호감을 넘어 존경심이 그득 배어 있다.

그는 그동안 <세종실록> 등 역사서를 통해 세종대왕을 만났다. 한글 창제, 측우기 발명 등 가시적 성과뿐 아니라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 끊임없는 탐구정신, 인내심 등 세종대왕의 다양한 면면을 봤단다. “아버지 태종이 장인 심온을 죽이고 장모를 노비의 신분으로 만들었을 때 세종대왕은 가만히 있었어요. 그 대목을 읽으며 ‘왜 아무말도 하지 않았을까’, 곰곰히 생각했어요. 그런데 태종이 죽은 뒤에야 장모의 신분을 복권하잖아요. 외척을 물리치기 위한 아버지의 뜻을 거역하지 않고 참고 기다린 거죠. 속이 참 깊은 분이세요.” 촬영하기 전에 경기 여주에 있는 세종대왕릉과 기념관에도 들렀다. “왕릉에 가서 절을 하고 세종대왕의 어진을 간직하려고 휴대폰 카메라에 담았어요. 영화 <화려한 휴가> 때도 그랬는데 실제 역사에 맞닥뜨리는 그 순간 찌릿찌릿한 느낌이 들었어요.”

역사적 인물 세종대왕을 드라마 속에 형상화하는 과정은 녹록지 않다. “역사서에는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지 않은 부분이 많아요. 충녕의 어린 시절에 대한 묘사는 전혀 없고요. 그래서 간략한 역사서 속 행간의 의미를 파악하고 살을 붙이는 작업이 필요해요.”

지난해 11월부터 촬영을 해온 그는 5회(19일 방송)부터 성인 충녕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이에 앞서 빡빡한 촬영 일정 때문에 보지 못한 <대왕세종>의 초반 부분을 찬찬히 살펴봤다. “아역 배우가 내가 어릴 적 충녕의 모습을 상상한 것처럼 했어요. 3회에서 어린 충년의 눈물 연기를 보고 나도 울었어요. 그런데 남장 여장한 것처럼 예쁘장한 아역배우(이현우)가 나오다 소도둑놈 같은 내가 갑자기 나오면 어떻게 받아들일지.(웃음)” 성인 부분을 맡은 그는 아역 충녕에서부터 보여준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이 이어진다고 한다. “7부에서 효령이 충녕에게 대단한 권력을 쥔 왕세자 양녕대군이 부럽냐고 묻자 충녕이 ‘부럽습니다’라고 대답해요. 곧이어 충녕은 ‘권력이나 환호, 신망이 아니라 뜻한 바를 맘껏 펼 수 있는 기회를 가진 것이 참으로 부럽습니다’라고 해요. 충녕의 속내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죠.”

그는 드라마 속에서는 본받을 만한 리더로 꼽히는 세종대왕의 실용주의적인 면모가 부각될 거란다. 신분에 상관없이 능력 위주로 장영실을 등용한 점도 그런 맥락에서 크게 다뤄질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리더의 모범을 보여주는 작품인 만큼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에게도 이 드라마를 권한 그는 “리더가 갖춰야 할 것으로 실용주의와 함께 도덕주의적인 면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로 데뷔 10년째를 맞는다. 1998년 드라마 <애드버킷>을 시작으로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오가며 바람둥이(<초대>), 독립운동가(<왕초>), 열혈 형사(<살인의 추억),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순박한 택시기사(<화려한 휴가>)등 다양한 얼굴을 보여주었다. 연기경력이 쌓이는 만큼 새 작품을 만나면 전작들에서 보여준 이미지를 지우는 과정이 더 오래 걸린다고 한다. “연기하다가 ‘이거 알파치노가 한 거 아냐’, ‘지난 번에 했던 연기 아닌가’라고 느낄 때가 있어요. 타성에 젖지 않기 위해 기존 내 이미지를 지워요. 나만이 할 수 있는 새로운 연기를 보여주고 싶어서요.”

그만이 표현할 수 있는 ‘김상경표 세종대왕’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지는 그는 앞으로 80부작이라는 긴 호흡의 대하 사극을 끌고 가야 한다. “느긋한 마음으로 하겠다”며 여유로운 웃음을 짓는 그는 이어 <대왕세종>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시청포인트도 덧붙였다. “<대왕세종>은 역사서에서 보던 충녕이 왕이 되는 과정과 왕이 된 뒤에 해시계, 측우기 등 발명품을 만드는 모습을 직접 보는 재미가 클 겁니다.”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사진 정용일 기자 youn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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