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퀴즈 대한민국’
KBS ‘퀴즈 대한민국’ 정통 퀴즈쇼 고집하며 8년째 순항
“5초 드립니다. 딩동 딩동….” 스튜디오에 일순간 정적이 감돈다. “아~”하는 방청객의 아쉬운 탄성이 들리자 출연자 최진영(26)씨의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른다. 결과에 승복해야 옳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다. “리허설이니까, 긴장 푸세요~” 리허설도 실전처럼 ‘리얼’한 곳, 한국방송 1텔레비전 <퀴즈 대한민국> 녹화현장을 18일 찾았다.
지난 2002년 시작한 <퀴즈…>는 정통 퀴즈 프로그램이다. 일요일 오전 10시, 일반인이 출연해 문제를 듣고 답하는 화면은 ‘심심하지만’ 12%의 안정적인 시청률을 자랑하고 있다.
일등공신은 출연자들이다. 신정호 피디는 “초등학생부터 할아버지까지 다양한 출연자가 각자의 사연을 갖고 나오는 모습이 서민적으로 다가가는 것 같다”고 했다. 이날도 초등학생부터, 주부까지 의외의 조합이 이뤄졌다. 한달에 두번 필기와 면접으로 예심을 거친 이들은 등록금을 벌어야 하는 등 사연도 구구절절하다. 오늘 나온 최진영씨는 “2008년을 의미있게 시작하고 싶어 도전했다”고 했다.
매회 출제되는 80개의 문제는 피디 3명과 작가 6명이 만든다. 퀴즈의 생명은 정확성. 오현주 작가는 “200개의 문제를 전문가에게 보내 검사를 받아 옥석을 가린다”고 했다. 이날도 스머프의 키부터 전화번호를 묻는 질문까지 다채로운 상식이 쏟아졌다. 신 피디는 “최근 석달치 신문을 꼼꼼이 훑어보는 것이 비결”이라고 귀띔했다. 최종 상금인 최대 6천만원 가운데 지금껏 25명이 각 2천여만원을 받았다. 상금은 어디에 썼을까? 오 작가는 “생활비로 사용하는 이들이 많았다”고 했다.
일반인의 도전은 승부를 떠나 지루한 일상의 활력소가 됐다. 최진영씨는 “밑줄 치며 공부하다 보니 다시 학생이 된 기분이다”고 했다. 방송경험이 없는 일반인이라 돌발상황도 발생한다. 이날도 긴장한 출연자가 녹화 도중 주저앉았다. 진행자 이상호 아나운서는 “출연자들이 긴장하지 않도록 미리 와서 대화를 나눈다”고 했다.
오후 4시부터 시작한 녹화는 8시를 넘어섰다. 어느새 두명의 출연자가 3라운드에 올랐다. 4단계 힌트까지 나갔는데도 정답이 나오지 않자 카메라 감독과 조연출이 주거니 받거니 답을 유추한다. 이 아나운서는 “보는 이도 함께 하는 것이 <퀴즈…>의 묘미”라고 말했다.
글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사진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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