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대중 전 대통령의 딸이라고 주장하는 김아무개씨의 통장(왼쪽). 조풍언씨의 부인 조덕희씨가 정기적으로 생활비를 넣어줬다고 김씨는 밝혔다. 김씨의 대학졸업 사진(가운데)과 어머니의 생전 사진(오른쪽). 에스비에스 제공
30대여성 김씨 “생활비 받아”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숨겨둔 딸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2000~2001년 논란을 부른 ‘진승현 게이트’ 수사 때 국가정보원(국정원)의 ‘특수사업’에 쓰였다는 이유로 기소 대상에서 빠진 로비자금 2억원이 김 전 대통령의 딸이라고 주장하는 여성 김아무개(35)씨와 그 어머니의 입을 막기 위해 사용됐다는 내용이다. 이는 19일 밤 에스비에스 <뉴스추적>에서 보도될 예정이다.
<뉴스추적> 제작팀은 진씨의 형집행정지 결정 과정을 취재하면서 “진승현은 정치적 희생양이다. 특수사업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생활을 정리하기 위한 사업이었다. 진씨의 돈으로 김 전 대통령의 딸과 그 어머니라고 주장하는 모녀의 입을 막았다”는 증언을 바탕으로 취재에 나섰다고 밝혔다.
한달여의 취재결과, 김 전 대통령의 딸이라고 주장하는 김씨를 찾아내 인터뷰 했다. 김씨는 <뉴스추적> 제작팀과의 인터뷰에서 “김 전 대통령을 직접 찾아가기도 했으며, 김홍일 의원이 생활비를 대줬고 조풍언(65)씨가 아파트를 사줬다”고 말하고, 자신의 어머니는 2000년 6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밝혔다. 조씨는 김 전 대통령의 일산집을 사들인 무기중개상이다.
제작팀은 이 진술을 토대로, 이들 모녀에 대한 생활비 지원의 실체를 파악하는 등 주장이 상당부분 사실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진씨 주변 인물들과 국정원 고위 관계자들, 국민의 정부 당시 고위 관료들을 통해서다. 국회의원 정아무개씨와 그의 아버지, 무기중개상 조씨, 국정원이 극도의 보안 속에 김씨 모녀의 생활비를 지원해온 과정이 파악됐다는 것이 제작팀의 주장이다.
또 김 전 대통령이 군사정권 때 어떻게 이 문제를 감출 수 있었는지와 사실이라면 왜 중앙정보부와 안기부 등이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한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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