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윤희석, 김유정 ‘봄봄’ 각색한 TV문학관서 주연
탤런트 윤희석, 김유정 ‘봄봄’ 각색한 TV문학관서 주연…3일 밤 방영
3일 밤 10시에 방송하는 티브이문학관 〈봄,봄봄〉(한국방송 1텔레비전)은 김유정의 단편소설 〈봄봄〉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코믹풍자극이다. 점순과 결혼하려고 머슴살이를 하는 봉필과 예비 장인의 갈등에 2008년 신모계 사회를 사는 힘없는 남자들의 애환을 버무렸다. 열에 여덟은 아는 이야기에 1930년대식 정서가 통할까? 지난달 26일 만난 윤희석(사진)은 “웃음과 감동이 적절히 담긴 유쾌한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특히 봉필의 2008년 모습인 병수의 캐릭터가 공감을 살 것이라고 한다. “부모를 잃고 덕배(박근형)의 집에서 사는 병수는 유학 간 혜은(이윤지)이 돌아오면 결혼을 허락하겠다는 말을 믿고 궂은 일을 도맡는 순박한 남자입니다. 착한 인물이 각광받는 요즘 시대에 병수 같은 남자가 여자들의 로망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윤희석은 〈드라마시티-우리들의 조용필님〉에서 조선족 말투를 완벽하게 소화하는 세밀한 대사처리와 영화 〈오래된 정원〉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 입모양까지 신경쓰는 꼼꼼한 설정으로 주목받았다. 〈봄,봄봄〉에서는 화를 내다가도 다시 추스르는 병수의 감정변화에 신경썼다고 한다. “드라마 속 인물도 특징과 버릇이 있다고 생각해 작품마다 그 점을 표현하려고 노력합니다. 덕배와 은혜, 은혜의 애인 경호(서도영) 때문에 만감이 교차하는 병수의 마음을 진실되게 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대본의 맛깔나는 대사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고 한다.
윤희석은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하고 뮤지컬, 연극 무대를 누비며 배우의 초석을 다졌다. 2006년 〈90일 사랑할 시간〉의 주연으로 드라마에 데뷔한 ‘억세게 운 좋은 사나이’ 같지만 포장마차, 택시운전 등 안 해 본 아르바이트가 없을 정도로 고생도 많았단다. “오디션을 보면 연기도 못 보여주고 떨어졌습니다. 시대가 변하면서 저처럼 생긴 사람도 드라마에 나올 수 있게 된 게 감사하죠.(웃음)”
“최강 콤비”였다는 〈봄,봄봄〉의 이건준 피디, 박지숙 작가, 배우 박근형과의 인연은 4월 방송하는 아침드라마 〈니가 참 좋아〉(한국방송 2텔레비전)로 이어진다. 이달부터 촬영에 들어가는 김정은·이선균 주연의 문화방송 드라마 〈달콤한 나의 도시〉에도 출연하는 등 2008년은 그에게 분주한 한 해를 예고한다. “지금껏 단조로운 인물을 맡았는데 앞으론 다이나믹한 성격의 역이 욕심 납니다. 〈추격자〉의 지영민 같은 역할도 해보고 싶고 ….”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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