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방송·연예

“내 안에 서영은·오승아 다 있다”

등록 2008-03-30 20:19

‘온에어’ 작가 김은숙
‘온에어’ 작가 김은숙
‘온에어’ 작가 김은숙 “어느 작품보다 구성에 치중”
에스비에스 드라마 <온에어>에서 <필리핀의 연인> 작가인 서영은에게 배우 오승아는 “작가님은 재벌·신데렐라 뭐 그런 거 좋아하신가 봐요”라며 비아냥거린다. 그런데 서영은은 <온에어>를 쓰고 있는 김은숙 작가 자신과 묘하게 겹친다. 그는 시청률이 57.3%까지 올랐던 <파리의 연인> 등 연인 3부작을 써 흥행 불패 능력을 보여줬고 “이 안에 너 있다” 등 유행어가 된 대사도 내놓았다. 지난 26일 그의 작업실에서 흥행 작가에 대한 날선 비판을 하며 드라마 제작 과정의 구린 구석까지 드러내는 속내를 들어봤다.

-도전해 오는 상대는 묵사발 만드는 도도한 오승아나 서영은의 실제 모델이 있나?

=내 안에 서영은과 오승아 다 있다. 보통 작가라면 골방에서 글만 쓰는 먹물(많이 배운 사람)을 생각하는데 나는 지적이지도 않고 속물이다.(웃음) 기존 작가의 이미지를 깨보려고 서영은은 좀 더 세게 나간 것이다.

-극중 서영은이 쓰는 대사에 대해 이경민 피디(박용하)는 대놓고 “느끼하다”고 말한다. 거의 자아비판 아닌가?

=(전작에서) 내가 그렇게 썼다는 말인가?(약간 정색하며) 그런 대사와 상황에 시청자가 몰입했고 그래서 입말에 오른 거다. 물론 반성까지는 아니더라도 더 잘할 수 있었는데 하는 후회는 남는다. 그래도 ‘트렌디 드라마’의 정점이 <파리의 연인>이었고 당시에는 새로웠다.

-방금 되물을 때 오승아 같았다.

=나는 욕심 많은 사람이 좋다. 자기를 낮추는 사람 별로다. 내 모토가 ‘질투는 나의 힘’이고 ‘사랑밖에 난 몰라’다.

-<온에어>, 어디까지 사실인가?


=초고 때 정말 사실 같았는데 다들 다큐멘터리 쓰냐고 하더라. 그래서 극적으로 바꿨다. 배우, 작가는 그렇게 말싸움 못한다. 조심스럽게 호감이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 이 동네 소문이 얼마나 빠른데…. 그런데 내가 싸가지가 없다는 말도 있다. 나는 어느 자리를 가건 가식과 내숭을 떠는 데도 그런 말이 나오니 의외다. 대사 한 마디에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있으니까 왜곡하느냐 사실을 전달하느냐 뭉뚱그려 가느냐 결정하는 게 힘들다. 다 드러내진 못하지만 사실에서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다루려 한다. 오승아의 매니저인 장기준은 실제로 나랑 친한 매니저를 모델로 삼았다. (극중 오승아의 전 소속사 사장으로 오승아를 악랄하게 괴롭히는) 진상우는 모델이 없고 연예 기사들을 참고해 “이럴 수도 있지 않을까” 정도로 넣었다.

-왜 드라마 제작과정을 드라마로 만들려 했나?

=잘 모르는 사람도 많으니 재미있을 거 같았다. 그런데 내가 잘 아는 분야라서 발목이 잡히는 것도 있다. 나한테는 당연한 건데 시청자들한테는 새로운 것일 수도 있고, 체감이 다른 거다. 친구들이 “너 이렇게 써도 괜찮아?”라고 전화한다.

-대사가 착착 감긴다.

=내가 말싸움 잘한다. 은, 는, 이, 가 같은 조사를 안 써 빠른 대사를 만든다. 한 장면 안에서도 반전이 있어야 한다. “너답지 않아”라는 대사에 (예상이 가능한) “나다운 게 뭔데”가 나오면 작가가 고민을 하지 않은 것이다. 같은 상황에서 보통 나오는 말을 뒤집어 봐야 한다.

-좋은 드라마란?

=음, 모르겠다. 공감대를 형성하는…. 전작 <연인>이 (연인 시리즈 중엔 가장 낮은) 시청률 25% 나온 게 나한테는 실패의 기억이다. 그래서 <온에어>를 준비하면서 ‘더 이상 우리(신우철 감독, 김은숙 작가 콤비) 색깔을 내서는 안 되겠다. 가능하면 멜로를 (도드라지지 않게) 밑으로 깔아보자’고 했다. 내가 주로 받아온 비판은 “명대사는 많은데 깊이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구성을 치밀하게 했다. 하지만 <온에어>가 전작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나는 드라마는 어디까지나 엔터테인먼트로 보여져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한겨레>에 실릴 자기 사진을 확인하겠다는 그에게) 신경 많이 쓴다.

=남편의 옛 연인들이 신문 볼지도 모르니까(웃음). 내가 예쁘게 보였으면 좋겠다. 이런 여자 심리를 여주인공에 대입해보니까 내가 멜로를 잘 쓰는 것 같다.

김소민 기자 사진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