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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애늙은이 유치원생의 ‘엽기개그’ 떴네

등록 2008-07-31 17:54

 ‘그렇지요’ 황제성
‘그렇지요’ 황제성
MBC ‘개그야’ 간판코너 ‘그렇지요’ 황제성 인기몰이
유치원생 제성이는 매사에 부정적이다. “바닥 치우기 놀이할까요?”라는 선생님의 말에 “하여간 갖다 붙이면 다 놀이지요”라고 중얼거리고, 착한 일 하면 받는 포도 스티커는 “노예계약”이라고 비웃는다. 버릇없이 굴어 아빠가 화를 내면 “재롱 피워줄게” 식의 거만한 표정으로 동요를 불러준다. 밤에는 <텍사스 텔레토비 연쇄살인사건> <신데렐라와 피 묻은 유리구두> 등의 공포영화를 보고, 낮에는 신데렐라 인형을 갖고 놀면서 “신데렐라가 스파이더맨에게 말했지요. 스파이더맨아, 또 한 번 벽에 붙어서 목욕하는 걸 쳐다보면 네 엉덩이에서 거미줄을 뽑아 왕자님과 실뜨기를 하겠다”며 무시무시한 소리를 내뱉는다. 친구들에게 “개나 줘버려” “지옥에나 가버려” 같은 저주를 퍼붓는 건 기본이다.

문화방송 <개그야> ‘그렇지요’는 애늙은이 제성이의 유치원 생활로 웃음을 준다. 지난 5월 첫선을 보이자마자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오르더니 이제는 <개그야>의 간판 코너가 됐다. 아이답지 않은 말투의 제성이를 연기하는 황제성(26·사진)은 “바른 말 고운 말 학원을 다니다 문어체를 쓰게 된, 아는 꼬마의 말투를 따라 했다”며 “제성이는 인사치레처럼 빤히 보이는 상황을 까발리는 ‘참견꾼’”이라고 말했다. 제성이가 끼어드는 상황은 대체로 철없는 아빠가 선생님에게 ‘뻐꾸기’를 날릴 때다. “아빠가 좋아하는 건 화장이 요란한 김 마담”이라고 참견하거나, “집에 가서 보자”고 으름장을 놓는 아빠에게 “집에 들어나 오시면서 말씀하시죠”라고 되받아친다.

엽기적인 제성이의 캐릭터로 코너를 짜는 과정에선 유치원 선생님으로 나오는 박성아의 경험이 도움이 됐다고 한다. “유치원에 실습 나갔다가 청소 노래만 나오면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아이들을 보고 무서웠던 적이 있어요. 부모님께 쓰는 카드에 ‘아빠, 돈 많이 벌어오세요’라고 쓰는 아이를 보며 애들이 다 순수한 것은 아니구나 생각했죠.”(박성아)

시청자들은 어른 머리 꼭대기에 앉아 있는 제성이의 말투와 행동을 재밌어하면서도 한편으론 순수함을 잃은 아이의 모습에 등골이 섬뜩해짐을 느낀다. “개그는 금기를 잘 건드리기만 하면 큰 웃음을 줘요. 애들에게 악영향을 준다고 코너를 폐지해 달라고 하는 분들도 있는데 수위 조절을 잘 해나가야죠. 앞으로는 웃음의 완곡을 한 땀 한 땀 조절해 가려고요.”(황제성)

글 김미영 <씨네 21> 기자 instyle@hani.co.kr

사진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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