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방송·연예

대작들 각축에 설레고…궂긴소식에 울고

등록 2008-12-21 19:51수정 2008-12-21 21:09

2008 방송가 공중파

2008년 방송가는 사람만 남았다. ‘국민배우’를 잃은 드라마 현장은 수십억·수백억짜리 대작의 참패에, 불황 파고까지 닥쳐 흉흉하다. 1차로 책임을 추궁당한 배우들은 출연료를 자진 삭감했다. 대표 드라마들은 불륜과 가정 파탄을 시청률을 위한 ‘전가의 보도’처럼 휘둘렀고, 방송의 또다른 축인 예능물도 몇몇 진행자가 프로그램을 바꿔가며 같은 소재를 되풀이했다. 그런 가운데서도 시청자들이 누린 색다른 즐거움은 적지 않았다. 대작 드라마들의 경쟁은 모처럼 채널 선택의 흥미를 제공했고, 그 속에서 시청자들은 ‘강마에’(김명민)란 존재를 발견해 즐거웠다. 출연 프로그램들의 성격이 똑같다는 폄하에도 진행자 유재석의 ‘배려’와 강호동의 ‘과도한 에너지’는 각각 결이 다른 위안이었다. 역시 희망은 사람이었다.

‘예능 늦둥이’ 약진…이변도 속출
중견 카리스마 폭발…‘불륜’ 여전

■ ‘강마에’와 ‘엄뿔’ 신드롬 2008년 ‘강마에’ 김명민은 우뚝 솟았다. 250억 대작 <바람의 나라>도, 신윤복 신드롬의 진원지 <바람의 화원>도 강마에의 독설 앞에 무릎을 꿇었다. 김명민은 “똥덩어리”라는, 도무지 입에 붙지 않는 모욕적 언사를 유행어로 만들 정도로 압도적 카리스마를 뿜어냈다.

중견 연기자들의 활약 또한 어느 때보다 눈부셨다. 주부들의 휴가·가출 신드롬을 낳은 <엄마가 뿔났다>의 김혜자, <이산>에서 극 전체를 압도한 이순재의 연기는 <너는 내 운명>, <에덴의 동쪽>에서 드러난 일부 젊은 연기자들의 미숙한 연기와 비교되기도 했다.

하반기에는 대작들의 잇따른 실패와 맞물려 드라마 산업 위기론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 와중에 화제를 몰고 온 인물이 박신양. 지난 5일 드라마제작사협회는 미지급 출연료 청구 소송을 낸 박신양에게 드라마 무기한 출연정지라는 이례적 결정을 내렸다. 이는 한국드라마피디협회에서 배우들의 고액 출연료 문제를 제기한 것과 궤를 같이했다. 그 여파로 박신양의 ‘희생양’ 논란이 이어졌고 권상우, 소지섭, 송승헌 등 대표 한류배우들은 출연료 자진 삭감을 발표했다.

한편 올해는 전문직 여성이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가장 많이 등장한 해이기도 했다. <스포트라이트>의 손예진(기자), <온 에어>의 김하늘(여배우), <뉴 하트>의 김민정(의사), <그들이 사는 세상>의 송혜교(드라마 피디) 등이 그런 캐릭터들이다. 이은규 한국드라마피디협회장은 “올해만큼 다양하고 수준 높은 드라마를 시청할 수 있는 해를 만나기는 당분간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석 /  강호동
유재석 / 강호동
■ 유재석 독주, ‘늦둥이’ ‘줌마테이너’ 맹활약 <무한도전> 등장 이후 수년간 계속된 리얼버라이어티의 인기는 <1박2일>, <패밀리가 떴다> 등으로 이어졌다. 리얼버라이어티 인기의 중심엔 진행자 유재석이 자리잡고 있다. 유재석은 한 시청률 조사기관이 발표한 올해 오락물 시청률 순위에서 <패밀리가 떴다>, <무한도전>, <해피투게더> 등으로 1~3위를 독식했다. 그는 <무한도전>을 비튼 강호동의 <1박2일>을 다시 변주한 <패밀리가 떴다>를 수위에 올려놓는 기염을 토했다. 유재석이 진행한 프로그램들은 에스비에스, 문화방송, 한국방송에 고루 포진돼 3사의 연말 시상식에서 싹쓸이가 예상된다.

‘예능 늦둥이’ 윤종신과 ‘줌마테이너’ 박미선의 활약도 눈부셨다. 윤종신은 ‘여운혁 피디 사단’으로 알려지며 김구라, 김국진 등과 함께 <황금어장-라디오 스타>, <라라라>, <명랑히어로> 등을 맡고 있고, 유재석과 어울려 <패밀리가 떴다>를, 강호동과는 <야심만만 예능선수촌> 등에서 고루 활약하며 입담을 과시했다. 최근 <일요일 일요일 밤에> 등 5개가 넘는 프로그램을 맡으며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는 박미선은 줌마테이너의 대표적 인물이었다.

■ 광대는 외로웠다 국민배우 최진실은 “(나를 사채와 연관짓는) 세상 사람들에게 섭섭하다”며 지난 10월2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후배 안재환이 지난 9월 목숨을 끊은 지 한 달도 안 된 시점이었다. 앞서 2월 ‘광화문 연가’ 등을 작곡한 이영훈, 4월에는 거북이 리더인 터틀맨 임성훈이 세상을 떠났다. 8월엔 모델 출신 배우 이언이 교통사고로 숨졌다. 궂긴 소식은 연말까지 이어졌다. 타고난 조연배우 박광정은 지난 15일 폐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폐암 판정을 받고도 드라마 <뉴 하트>, <누구세요> 등에 출연하고 연극 두 편을 연출한 그의 열정에 온 국민은 애도를 보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한겨레 주요기사]

공공기관 정규직 2만명 감축…비정규 인턴 1만명 ‘땜질 채용’
한나라 “25일까지 대화”-민주 “날치기 절차밟기”
아이들 내치는 ‘비정한 학교’
‘일제고사 거부‘ 움직임 확산
고추장·된장스러운 둘리 세계 아이들 공감할 것”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