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방송가 공중파
2008년 방송가는 사람만 남았다. ‘국민배우’를 잃은 드라마 현장은 수십억·수백억짜리 대작의 참패에, 불황 파고까지 닥쳐 흉흉하다. 1차로 책임을 추궁당한 배우들은 출연료를 자진 삭감했다. 대표 드라마들은 불륜과 가정 파탄을 시청률을 위한 ‘전가의 보도’처럼 휘둘렀고, 방송의 또다른 축인 예능물도 몇몇 진행자가 프로그램을 바꿔가며 같은 소재를 되풀이했다. 그런 가운데서도 시청자들이 누린 색다른 즐거움은 적지 않았다. 대작 드라마들의 경쟁은 모처럼 채널 선택의 흥미를 제공했고, 그 속에서 시청자들은 ‘강마에’(김명민)란 존재를 발견해 즐거웠다. 출연 프로그램들의 성격이 똑같다는 폄하에도 진행자 유재석의 ‘배려’와 강호동의 ‘과도한 에너지’는 각각 결이 다른 위안이었다. 역시 희망은 사람이었다. ‘예능 늦둥이’ 약진…이변도 속출
중견 카리스마 폭발…‘불륜’ 여전 ■ ‘강마에’와 ‘엄뿔’ 신드롬 2008년 ‘강마에’ 김명민은 우뚝 솟았다. 250억 대작 <바람의 나라>도, 신윤복 신드롬의 진원지 <바람의 화원>도 강마에의 독설 앞에 무릎을 꿇었다. 김명민은 “똥덩어리”라는, 도무지 입에 붙지 않는 모욕적 언사를 유행어로 만들 정도로 압도적 카리스마를 뿜어냈다. 중견 연기자들의 활약 또한 어느 때보다 눈부셨다. 주부들의 휴가·가출 신드롬을 낳은 <엄마가 뿔났다>의 김혜자, <이산>에서 극 전체를 압도한 이순재의 연기는 <너는 내 운명>, <에덴의 동쪽>에서 드러난 일부 젊은 연기자들의 미숙한 연기와 비교되기도 했다. 하반기에는 대작들의 잇따른 실패와 맞물려 드라마 산업 위기론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 와중에 화제를 몰고 온 인물이 박신양. 지난 5일 드라마제작사협회는 미지급 출연료 청구 소송을 낸 박신양에게 드라마 무기한 출연정지라는 이례적 결정을 내렸다. 이는 한국드라마피디협회에서 배우들의 고액 출연료 문제를 제기한 것과 궤를 같이했다. 그 여파로 박신양의 ‘희생양’ 논란이 이어졌고 권상우, 소지섭, 송승헌 등 대표 한류배우들은 출연료 자진 삭감을 발표했다. 한편 올해는 전문직 여성이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가장 많이 등장한 해이기도 했다. <스포트라이트>의 손예진(기자), <온 에어>의 김하늘(여배우), <뉴 하트>의 김민정(의사), <그들이 사는 세상>의 송혜교(드라마 피디) 등이 그런 캐릭터들이다. 이은규 한국드라마피디협회장은 “올해만큼 다양하고 수준 높은 드라마를 시청할 수 있는 해를 만나기는 당분간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석 / 강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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