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동백 아가씨'가 나온 이후 서구풍의 음악이 유행했죠. 당시 지성인들이 '동백 아가씨'를 부르면 질 낮은 사람이라고 깔봤어요. 이미자는 촌스러운 가수고, 노래 역시 촌스럽다는 이미지가 굳어졌죠."
올해로 가수활동 50주년을 맞은 가수 이미자(68)가 9일 오후 서울 조선호텔에서 50주년 기념 음반과 전국순회 공연 계획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마련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어린 마음에 나도 '발라드 등 서구 풍의 노래로 스타일을 바꿔 볼까' 하는 유혹도 있었다. 그러나 내가 변변하지 못해 바꿀 용기가 없어 어려움을 겪으며 노래를 불러왔다. 지금은 안 바꾸고 지켜온 것이 보람이 있다. 난 촌스러운 사람이니 촌스럽게 남겠다. 전통 가요의 뿌리를 꼭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히트곡, 전통가요, 신곡 등 101곡을 담은 음반을 낸데 대해 "내가 데뷔한 1959년도 무척 어려운 시대였다"며 "50주년을 맞은 지금 역시 어려운 시기라고 생각한다. 내 노래가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보탬이 되면 좋겠다. 내게는 경쾌하고 명랑한 노래가 별로 없고 위로가 되는 노래가 주로 있어 시기적으로 잘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타계한 일본 국민가수 미소라 히바리와 비교된데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분은 일본 가수 중에서도 독특한 분이셨죠. 그분이 일본에서 제1의 가수라면 한국에서는 이미자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제가 그분 노래를 좋아하고 존경했기에 비교도 기쁘게 생각해요."
50년간 변함없는 음색을 유지해 온 점에 대해서는 "'동백 아가씨'를 부른 당시에는 바쁜 스케줄 때문에 공연에 목을 많이 써 목소리가 트이지 못했다"며 "요즘에는 음폭이 더 넓어졌지만 음의 힘이 많이 약해졌다. 음반 녹음하면서 힘을 써야하는데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없어졌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요즘 인기있는 신세대 가수에 대한 생각도 털어놓았다.
"원더걸스, 빅뱅이 기억나네요. 노래 잘 부른다고 생각한 가수는 있지만 얘기 안 할래요. 저 때는 지금처럼 적극적인 팬들은 없었어요. 그냥 속으로 좋아하고 미소로 화답했죠." (서울=연합뉴스)
"원더걸스, 빅뱅이 기억나네요. 노래 잘 부른다고 생각한 가수는 있지만 얘기 안 할래요. 저 때는 지금처럼 적극적인 팬들은 없었어요. 그냥 속으로 좋아하고 미소로 화답했죠."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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