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게임>
10%대 시청률 올리고도 8개월만에
시청자 항의·아쉬움 글 게시판 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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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불황을 이유로 방송사들이 잇따라 교양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있는 가운데, 에스비에스의 간판 교양 프로그램 <인터뷰 게임>이 논란 끝에 10일 막을 내린다. <인터뷰 게임>(저녁 8시50분)은 시청자 인터뷰라는 독특한 형식에다 이례적으로 시청률이 10% 안팎을 기록할 만큼 대중성까지 갖춘 프로그램이어서 시청자들의 아쉬움이 크다.
홈페이지 게시판에 프로그램 폐지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자 제작진은 지난 7일 직접 글을 올리기도 했다. 제작진은 “세상 그 어떤 프로그램도 베끼지 않은 독창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파일럿 프로그램의 호평 속에 정규 편성이 된 것”이라며 “하지만 세계적인 불황은 방송국도 비켜갈 수 없었고 (제작진도) 회사 전체를 생각할 때 현재 시점에서는 무리라는 판단을 했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이어 “경제 위기가 잠잠해지고 다시 여유가 생기면 언제든지 살리고자 하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들었다”며 “이 프로그램의 형식은 현재 해외 시장에 포맷 수출이 진행되고 있으니 이런 프로그램을 지키고 싶지 않은 방송국은 없다”고 아쉬움을 밝혔다.
제작진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가정 폭력으로 상처만 줬던 친아버지를 찾아볼까 했었다. 시청률이 높은 <아내의 유혹>은 사장까지 방문했다던데…. 방송국에서 시청률이 밥 먹여주긴 한다지만.”(아이디 sometime1077), “일본 프로그램 표절 안 한 최고의 창작 프로그램이었다. 막장 드라마, 예능 속에서 오아시스였다”(sunfox20) 등의 항의성 글들이 게시판을 메우고 있다.
<인터뷰 게임>은 지난해 설 특집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방송된 이후 6월24일 정규 편성돼 8개월 동안 방송됐다. 이 프로그램은 시청자가 취재 대상부터 질문이나 자막의 내용 등까지 직접 정하는 독특한 형식으로 눈길을 끌었다.
10일 마지막회에선 지난해 10월 말 이 프로그램을 통해 살을 빼기로 결심했던 래퍼 빅죠(32·사진)가 도리어 11㎏ 불어난 247㎏으로 다시 인터뷰에 나서는 ‘초고도 비만 빅죠의 살빼기’, 어린 신부의 부모님께 결혼 승낙을 얻기 위한 인터뷰인 ‘부모가 된 18세 어린 부부’, 지난주 뜨거운 호응에 힘입어 다시 방영하는 ‘치매에 걸린 81세의 아버지를 찾습니다 & 너무 늙어 보이는 얼굴, 나는 23세다-그 후’ 등이 방송된다.
한편, 이 프로그램의 후속으로는 오는 17일부터 예능 프로그램인 <대한민국 국민고시>가 방송될 예정이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사진 에스비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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