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1년 9월 15일 사제서품을 받고 어머니와 함께한 고 김수환 추기경의 당시 모습. 〈한겨레〉자료사진
EBS·MBC 오늘 특집다큐
고 김수환 추기경의 장례식이 치러지는 20일, 고인을 기리는 각종 특집 방송이 이어진다. 우선 지상파 방송 3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서울 명동성당에서 시작되는 김 추기경 영결미사를 생중계한다. 또 일부 방송사는 한국 사회의 정신적 지도자였던 그의 생전 행적을 조명한 특집 방송을 긴급 편성한다.
교육방송은 이날 특집 다큐멘터리 <사랑하라, 고맙습니다 - 인간 김수환>(밤 11시10분)을 방송한다. 1970년대 이후 현대사의 고비 때마다 시대의 양심으로서 중심을 지켜 온 김 추기경의 일대기를 되짚어본다.
김 추기경은 생전 장사꾼이 되어 어머니께 인삼을 사드리며 효도하고 싶어했으나, 어머니의 권유로 성직자의 길에 들어선다고 회고한 바 있다. 제작진은 이런 인간 김수환의 삶을 조명하기 위해 어머니와의 추억이 깃든 대구 남산성당과 따로 빈소가 마련된 경북 군위군 옛집에도 다녀왔다. ‘유년기와 신학도의 삶’ ‘성직자로서의 삶’ ‘민중의 대변자로서의 삶’ ‘우리 시대의 어른으로서의 삶’으로 나눠 김 추기경이 던졌던 메시지를 <지식채널e> 형식으로 꾸몄다. 그의 리더십, 유머, 인간미 등도 구석구석 좇는다.
제작진은 “선종 전까지 늘 ‘사랑하라’고 말씀하시고, 선종 때는 ‘고맙습니다’란 말씀을 남긴 김 추기경께 고마워하는 마음으로 제작에 임했다”며 “시대의 어른에게 고마운 마음을 다시금 품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화방송도 22일 <엠비시스페셜> ‘이 시대의 목자 김수환 추기경’(밤 10시35분) 편을 내보낸다. 그가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다고 술회한 2년여에 걸친 안동, 김천의 본당 신부 시절, 그의 별명은 ‘소금쟁이’와 ‘콧님’이었다. 얼굴 시커먼 소금장수 같고, 코가 벌름거린다고 해서 였다고 한다. 제자와 신자들로부터 김 추기경의 초보 신부 시절 얘기를 들어본다.
1969년 47살에 세계 최연소 추기경이 된 그에게는 고뇌와 역경 또한 뒤따랐다. 정치 권력의 공작과 탄압, 교회 안의 반발에도 아랑곳 않고 김 추기경은 고통 받는 이들 편에 섰다. 그의 올곧은 신념과 불면증에 시달리기도 했던 인간적 고뇌를 살펴본다. 또 70~80년대 마지막 피난처로 명동성당을 찾을 수 밖에 없었던 해고 노동자, 철거민 등이 바라본 김 추기경의 모습도 들어본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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