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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할머니·할아버지들의 신나는 로큰롤

등록 2009-02-23 18:01수정 2009-02-23 20:50

<영 앳 하트 합창단, 언제나 마음은 청춘>
<영 앳 하트 합창단, 언제나 마음은 청춘>
EBS 평균 연령 81살 ‘영앳하트 합창단’ 다큐 방영
무대에 오른 이들은 얼핏 봐도 범상치 않다. 하얀 머리에 구부정한 허리의 할머니·할아버지들. 그런데 이들이 부르는 노래를 들으면 더 놀란다. 펑크밴드 클래시와 록밴드 라디오헤드의 곡들이 주름 가득한 입술 사이로 터져나오기 때문이다. 이름하여 ‘마음은 청춘’이란 뜻의 ‘영 앳 하트’ 합창단. 단원들의 평균 연령은 81살이다.

교육방송이 25일 이들 합창단의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 앳 하트 합창단, 언제나 마음은 청춘>(밤 11시10분)을 방송한다. 이 다큐는 지난해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개막작이었고, 그해 11월 <로큰롤 인생>이란 제목으로 극장에 걸려 적잖은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번에 전파를 타는 건, 원작을 50분 분량으로 편집한 방송용 버전이다.

영 앳 하트 합창단은 1982년 미국 매사추세츠주 노샘프턴의 한 노인 급식센터에서 29살 청년 밥 실먼의 주도로 결성됐다. 정열적인 로큰롤과 흥겨운 힙합을 부르는 할머니·할아버지들의 모습에 사람들은 열광했고, 합창단은 미국 전역은 물론 영국 등지로 해외 공연까지 벌였다. 세월은 흘러 2006년. 어느덧 단장 밥 실먼은 머리 희끗한 중년이 됐고, 단원들 가운데 세상을 뜬 이들도 꽤 생겨났다.

카메라는 6주 뒤 공연을 준비하는 합창단의 모습을 담았다. 단장이 이번 공연에서 새롭게 선보일 노래로 고른 세 곡은 제임스 브라운의 <아이 필 굿>, 토킹 헤즈의 <라이프 듀링 워타임>, 앨런 투세인트의 <예스 위 캔 캔>. 특히 ‘캔’이라는 노랫말이 무려 71번이나 반복되는 <예스 위 캔 캔>은 단원들의 혀를 완전히 꼬이게 만든다. 계속 틀리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할머니·할아버지들의 모습은 삶에 대한 열정 그 자체다.

마음은 청춘이어도 몸까지 청춘으로 되돌릴 수는 없는 법. 노래하는 도중에도 세월은 육신을 갉아먹는다. 공연을 닷새 앞두고 핵심 단원 할아버지가 갑자기 세상을 뜬다. 슬픔에 잠긴 단원들. 그래도 삶이 계속되는 것처럼 이들 또한 공연 준비를 멈출 수 없다. 남은 단원들은 함께 노래를 부르며 슬픔과 상처를 치유한다. 이들에게 죽음은 더 이상 공포가 아니다. 삶과 죽음의 좁은 간극에서 초월의 경지에 이른 듯하다. 공연장에서 81살 할아버지가 콜드플레이의 <픽스 유>를 부르는 장면은 더없이 깊은 울림을 자아낸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교육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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