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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초변신’ 그대들, 어린이를 부탁해

등록 2009-05-04 14:58수정 2009-05-04 15:14

어린이 프로그램, 형식·내용 진화의 30여년
‘뽀뽀뽀’ 어느덧 20대 후반…‘달팽이’ 등 신진들 인기 가세
인형극서 매거진으로…‘다큐+동화’ 등 장르 접목 시도도
뽀뽀라는 글자에 ‘뽀’ 하나를 더하면서, 온 국민은 출근할 때, 안아줄 때, 만나서 반가울 때, 헤어질 때 또 만나고 싶을 때, 자연스럽게 서로의 입술을 들이대기 시작했다. “아빠가 출근할 때…”로 시작하는 프로그램 주제가는 지금도 구전민요처럼 자연스럽다. 지난 1일, 그 ‘뽀뽀뽀’가 스물아홉살이 됐다. 미취학 아동들에게 교육과 오락을 동시에 경험하게 하면서 유치원을 대신하게 하자며 탄생한 뽀뽀뽀는 현재진행형이다.

어린이 전문 케이블채널까지 등장한 현재, 뽀뽀뽀로 대변되던 어린이 프로그램은 어디까지 와 있을까. 어린이 프로그램을 두고 방송가에서 입버릇처럼 말하는 ‘재미’와 ‘의미’라는 두 마리 토끼를 붙잡겠다는 프로젝트는 어디를 향하고 있을까.

■ 주입식에서 놀이교육으로

6, 70년대 어린이 프로그램은 일본에서 가져온 인형극 중심의 인형과 함께 뛰놀기 프로그램이 전부였다. 이를 대체한 것이 이른바 매거진 형식의 프로그램. 인지교육 방식의 프로그램으로도 분류하는 이 프로그램의 대명사는 ‘뽀뽀뽀’와 ‘티브이 유치원 하나둘셋’(82년 첫 방송)이다. 유치원 선생님의 이미지를 그대로 가져온 뽀미언니와 하나언니는 ‘1+1=2’라든지 ‘ㄱ’에 ‘ㅏ’를 더하면 ‘가’라는 등의 ‘주입식’ 교육 방송을 이끌었다. 20여년이 지난 지금 매거진 형식은 그대로이되 내용은 바뀌었다. 뽀뽀뽀의 연출을 맡고 있는 윤진영 피디는 “학습와 함께 예절 등 사회성 교육들이 주를 이루던 예전과는 달리 인지적 부분이 더 강조되고 있다”며 “언어나 수리 등 학습적인 부분들도 예전에는 있었지만 지금은 놀이와 통합되면서 어린이들이 직접 참여하고 즐길 수 있도록 프로그램의 내용을 가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방송은 2년 전부터 아예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키드존’을 설정해 어린이 프로그램을 편성하고 있다. 티브이 유치원 하나둘셋도 ‘티브이 유치원 파니파니’로 이름을 바꾸고, 하나언니 대신 캐릭터 인형들이 어린이들과 뛰노는 형식으로 변화를 줬다. 한국방송의 신동인 피디는 “부모가 안심하고 아이들에게 보게 만들 수 있는 그린존을 만들자는 취지로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며 “2시간 집중편성이 정착단계에 접어들면서 아이들도 미취학 아동부터 초등학생까지 골라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후 4시 과연 어린이들이 거실 티브이 앞에 얼마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은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 종이오리기부터 다큐멘터리까지

매거진 형식의 어린이 프로그램은 영국 비비시의 텔레토비를 만나면서 패러다임의 전환을 이뤘다. ‘아이 좋아’라는 2음절어로 극 전부를 구성하는 공감형 프로그램의 등장이 바로 그것이다. 뽀미언니가 하나, 둘 가르치는 방식이 아니라 그 나이대의 눈높이에 맞춘 이야기적 요소로 극을 이끌어 가는 형식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방귀대장 뿡뿡이’가 큰 성공을 거뒀다. 최근 ‘뽀롱뽀롱 뽀로로’, ‘냉장고 나라 코코몽’ 에 이르기까지 캐릭터를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의 등장은 세 살 이하 유아까지 시청층을 낮추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내러티브 등 극적 요소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면서 장르의 분화와 접목 또한 동시다발로 진행되고 있다. 오정석 교육방송 유아교육팀장은 “유아 드라마, 애니메이션, 퀴즈,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장르가 등장하면서 어린이 프로그램에 또다른 전환기를 맞고 있다”며 “장르의 분화는 해외에서는 보편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최근 어린이 프로그램의 변화의 중심에는 교육방송의 ‘빠삐에 친구’와 다큐동화 ‘달팽이’가 있다. ‘빠삐에 친구’는 프랑스 방송채널 ‘프랑스5’와 우리나라의 교육방송이 손잡고 2004년부터 2년에 걸친 사전준비와 3년간의 기획·제작을 통해 만들어진 2~5세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10분짜리 65편의 애니메이션이다. 모든 캐릭터와 배경을 종이를 오린 듯한 독특한 디자인으로 매회 마지막 시간에는 아이들이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종이 놀이 시간을 덧붙인다. 빠삐에 친구는 2008 대한민국 만화·애니메이션·캐릭터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다큐 동화 달팽이는 다큐,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이 만난 유례없는 별종이다. “자연다큐멘터리가 주는 감동을 고스란히 유아들도 느낄수 있도록 만들어 보자”며 시작된 ‘이유식’ 다큐멘터리는 다큐에 드라마 요소가 가미되고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캐릭터 ‘달고’가 컴퓨터 그래픽의 도움을 받아 실사화면에 등장한다. 다큐적 요소로 시청률에서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우려를 씻으며 시청률 또한 3%(수도권 기준)대로 올라섰다. 이호 피디는 “중심은 다큐이고 동화는 그 진실성을 전달해주기 위한 장치”라고 말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사진 각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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