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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다문화방송 여건, 현실만큼 가혹하다

등록 2009-05-31 20:45

다문화방송 여건, 현실만큼 가혹하다
다문화방송 여건, 현실만큼 가혹하다
지원금 끊기고…단속 뜨고
“사람이 느니까 당연히 얘깃거리는 늘죠. 그래도 웃고 즐기기에 현실은 아직 멀었어요. 방송 여건도 마찬가지고요.”

다문화 방송 콘텐츠 제작의 어려움을 얘기하던 한 지역 방송 제작진은 끝내 소속과 이름 밝히기를 거부했다. “지원금이 없어질 수 있다”는 이유였다. 그는 지난 정부 때만 해도 지원금으로 꾸려갈 수 있었던 엠더블유 티브이 등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방송들이 지원금 중단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것을 보면서 “차라리 외국인 노동자 얘기는 빼고 정부가 적극 장려하는 다문화 가정 이야기만 할까도 생각중”이라고 했다. “굳이 트렌드라는 말을 붙이자면 그렇게 방송 내용이 바뀌고 있는 셈”이라는 설명이다.

콘텐츠 생산의 또다른 어려움으로는 ‘단속’을 꼽았다. 그는 “얼마 전에도 방송이 나간 뒤 촬영한 지역에 단속이 나오면서, 법무부에서 그 방송을 보고 단속을 나왔다는 말이 파다했다”고 전했다. “예전에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열악한 노동 환경을 알리는 데 적극적인 편이었다면 이제는 그마저도 협조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인터넷 방송국들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2005년 5월부터 인터넷 방송을 해온 엠엔티브이의 휴먼다큐 ‘세임’의 경우 지난해 10월 이후 제작이 중단됐다. 다국어 방송 가운데 베트남 방송은 현지 언론에서 직접 교류를 원할 정도로 주목받았지만 현재로서는 제작 여건이 어려운 상황이다. 김현숙 피디는 “외국인들이 우리 사회에 살면서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창구로 구실하기 위해 현재는 ‘버티고 있는’ 상태”라며 “이주 여성 쪽으로 사회적 시선의 초점이 맞춰지고, 외국인 노동자들은 단속 대상인 것처럼 비치면서 콘텐츠 생산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유일의 에스닉 미디어를 표방했던 경북 구미의 구미 다문화공동체 방송도 라디오 방송을 구현할 수 있는 장비를 갖췄으나 인허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인터넷 방송에 머물고 있다. 백성희 편집국장은 “외국인 노동자들이나 이주 여성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소통의 열망이 크다”며 “시혜적 시각이 아니라 그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미디어의 문을 열고 지원하는 것으로 시작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인터넷 중계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방송은 한국어 교육이 아니라 구미 지역 문화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라고 한다. 백 국장은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이 어떤 곳인지에 대한 궁금증은 누구나 갖고 있는 생각 아니냐. 멀리 이국에서 온 사람들이라 더 그런 것 같다”며 “진행자의 말이 느려 지역의 이주 여성들에게 쉽게 뜻이 전달되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하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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