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이 예능·교양 프로 진행자로 아나운서를 대폭 기용했다. 경비 절감과 아나운서들의 전문성 강화가 고려된 조처다. 한국방송은 이달 초 봄 개편을 통해 아나운서팀 소속 90명의 아나운서를 총 동원해 기존 외부 연예인들이 진행하던 예능과 교양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겼다.
1텔레비전과 2텔레비전에 신설된 6개 프로그램 가운데 탤런트 고두심이 진행하는 <에이치디 역사스페셜>을 뺀 나머지 모든 프로그램에 자사 아나운서를 투입했다. <누가누가 잘하나>는 아나운서 강수정·한석준이 진행을 하고, <신 티브이는 사랑을 싣고> <전국 최강 슈팅스타> <비바! 케이리그> <케이비에스 문화스페셜> 등 5개 프로그램은 각각 노현정, 이지연, 이재후, 신윤주 등 아나운서를 새 진행자로 맞았다.
기존 프로그램인 <체험 삶의 현장> <뮤직뱅크> <상상 플러스> <우리말 겨루기> 등에도 신인급 여자 아나운서를 대거 진행자로 뽑았다. <뮤직뱅크>는 탤런트 소이현을 이어 김보민 아나운서가 나섰고, 탤런트 지현우와 공동 진행을 맡는다. <상상 플러스> 역시 기존 남자 진행자들 사이에 노현정 아나운서를 고정 게스트로 새로 영입했다.
이렇게 아나운서를 대폭 기용한 가장 큰 까닭은 최근 어려워진 한국방송의 재정 탓이다. 제작비 절감이라는 회사 전체의 목표 아래 출연료가 비싼 외부 인력 대신 자사 아나운서를 적극 활용해 제작비를 아껴보겠다는 것이다.
표영준 아나운서팀 팀장은 “봄 개편 전에 견줘 거의 두배에 가까운 인력이 제작에 투입됐다”며 “제작비 절감이라는 목적도 있지만 아나운서들의 현장 감각과 전문성을 키운다는 취지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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