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헉! 웬 엄숙…숨막히는 분위기다 지난 21일 오전 10시, 문화방송의 새 주말드라마 <사랑찬가>팀의 대본리딩 현장을 찾았다. <사랑찬가>는 가난하지만 밝은 에너지의 여주인공 순진(장서희)의 사랑과 성공을 그린 드라마로, 시청자들에게 ‘활기를 불어넣는다’는 기획의도로 만들어졌다. <떨리는 가슴>, <한강수타령>, 그리고 이에 앞선 문화방송의 ‘여러’ 주말드라마들의 ‘천적’이었던 저조한 시청률을 깨려는 야심작이다. “짜증나”를 연발하면서도 꼬박꼬박 챙겨봤던 <인어아가씨> 장서희, ‘기자준비 그만두고 한의학과나 가?’ 하는 상상을 하게 한 <허준> 전광렬을 만날 수 있는 기회! 두근두근 용춤을 추는 심장을 다스리며 서울 여의도 문화방송 사옥 3층 대본연습실 문을 열어젖혔다. 한눈에 ‘서열’ 알수있는 좌석배치 ‘헉!’ 숨막힐 정도로 무거운 연습실 분위기 탓에 목구멍까지 널뛰던 심장이 순식간에 자리를 되찾았다. 테이블과 의자가 꽉 들어찬 5평 남짓한 공간은 열악한 회의실을 연상시켰다. 테이블 정중앙 상석에는 연출을 맡은 조중현 피디가 앉아 있었다. 작가는 조 피디의 왼쪽 옆, 조연출은 오른쪽 옆에 자리를 잡았다. 연출자 양 옆 좌석에 두 주연배우와 조연배우가, 또 그 옆에는 중견배우들이 나란히 앉았고, 테이블에 끼지도 못한 보조 의자는 단역배우 4명의 몫이었다. 한눈에 봐도 맡은 역할의 비중과 서열을 알 수 있는 좌석배치였다. 장서희는 리딩에 앞서 주홍색 필통에서 꺼낸 주홍형광펜을 꺼내들고 눈으로 대본을 읽어내려갔다. 나란히 앉은 전광렬은 4색 볼펜으로 대본에 밑줄을 그었다. 두 주연 배우는 물론, 박근형·임현식·정혜선 등 원로급 무게를 지닌 중견배우들과 임지은·김민·김지훈·이승민 등 젊은 배우들은 하나 같이 브리핑 직전 초치기에 몰두하는 회사원 같았다. 스타다운 거드름은 명함도 못 내밀 분위기. 리딩 현장 분위기를 좌우하는 요소는 여러가지다. 20분전에 대본…‘초치기’ 긴장감 연출자나 출연진 등 멤버가 어떻게 짜이느냐에 더해 대본의 만족도, 시청률도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사랑찬가>는 과묵한 연출자와 ‘선생님급’ 중견연기자들의 대거 출연으로 분위기가 엄숙해진 경우.
대본 리딩은 말 그대로 ‘대본을 읽는 것’이다. ‘선수’들은 이 과정을 ‘대본을 맞춰본다’는 말로 표현하기도 한다. 영화나 연극과 마찬가지로 텔레비전 드라마에서도 대본 리딩은 공식적인 연습의 시작이다. 연기자들은 대본 리딩을 통해 다른 출연진들과 처음으로 연기 호흡을 맞춰보고, 연기의 톤을 조절한다. 또 연출과 작가는 이 과정에서 발음과 속도 등 배우들의 연기를 교정할 뿐만 아니라, 대본의 문제점을 찾아내 촬영 전 이를 수정하기도 한다. 1시간 남짓 동안 1번만 까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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